고립됐던 달동네… 아기자기한 문화·예술 마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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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됐던 달동네… 아기자기한 문화·예술 마을로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6.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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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이 낳은 세계적 화가 고암 이응노 <4>

고암예술마을, 부산 농촌마을서 배우다

 


고립됐던 달동네… 아기자기한 문화·예술 마을로

홍성군은 지난해 홍북면 중계리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을 예술마을로 조성키로 하고 올 초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 고암예술마을 조성의 기본 틀을 짰다. 고암예술마을은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농촌형 마을만들기를 기반으로 주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레 예술이 녹아드는 과정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일찌감치 지역재생사업이 추진됐던 부산광역시에는 농촌마을이 예술·문화 마을로 탈바꿈하며 조용한 시골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일고 있는 곳들이 있어 소개한다. <편집자 주>

 

 

 

 

 

 

 

 

 

 

 

 

○ 부산 대룡마을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 속속 자리잡아
예쁜 카페들·아름다운 마을 풍광에
여행객 발길 잇따르며 전국 명소로


대룡마을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에 있다. 대룡마을은 1997년부터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에 끌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마을’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품들로 인해 2007년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로부터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눈에 봐도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은 마을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은 ‘대룡마을’이라고 새겨진 입석과 마을 입구 안내 팻말이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작품과 유사한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시골마을 같던 이미지가 단번에 바뀌는 순간이다. 특이한 공간일 줄 알았던 담벼락은 일반 가정집이다. 짙은 푸른색으로 칠해진 대문과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은 명패, 그리고 인상적인 벽화는 가정집임을 짐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마을의 건물에는 ‘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많다. 무인(無人)카페인 ‘아트인 오리 카페’도 그 중 하나다. 마을 산책 후 잠깐 쉬기 위해 카페에 들어서면 분위기 있는 음악이 반겨준다. 카페의 곳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쪽지가 붙어있다. 연인들의 이야기와 가족의 건강을 비는 간절함 혹은 카페에 방문한 누군가에게 앞으로의 행운을 빌어주는 따뜻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야트막한 구릉 아래 자리한 시골 마을에 작가들의 작업실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이곳 출신으로 조형예술을 전공한 정동명 동아대학교 외래교수가 자신의 집 한 편에 작업실을 열었다. 이후 정 교수의 지인들이 하나둘 작업실을 열면서 조각, 회화, 도자기, 목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사는 창작촌으로 변모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낮은 임대료가 작가들을 불러들이는 요인이 됐다.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 속속 자리잡아 예쁜 카페들·아름다운 마을 풍광에 여행객 발길 잇따르며 전국 명소로대룡마을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에 있다. 대룡마을은 1997년부터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에 끌린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마을’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자연과 어우러진 예술품들로 인해 2007년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로부터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눈에 봐도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은 마을에 들어서면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은 ‘대룡마을’이라고 새겨진 입석과 마을 입구 안내 팻말이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미국의 유명한 예술가인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작품과 유사한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볼 수 있다. 단순한 시골마을 같던 이미지가 단번에 바뀌는 순간이다. 특이한 공간일 줄 알았던 담벼락은 일반 가정집이다. 짙은 푸른색으로 칠해진 대문과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은 명패, 그리고 인상적인 벽화는 가정집임을 짐작하기 힘들게 만든다. 마을의 건물에는 ‘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곳이 많다. 무인(無人)카페인 ‘아트인 오리 카페’도 그 중 하나다. 마을 산책 후 잠깐 쉬기 위해 카페에 들어서면 분위기 있는 음악이 반겨준다. 카페의 곳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남겨놓은 쪽지가 붙어있다. 연인들의 이야기와 가족의 건강을 비는 간절함 혹은 카페에 방문한 누군가에게 앞으로의 행운을 빌어주는 따뜻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야트막한 구릉 아래 자리한 시골 마을에 작가들의 작업실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이곳 출신으로 조형예술을 전공한 정동명 동아대학교 외래교수가 자신의 집 한 편에 작업실을 열었다. 이후 정 교수의 지인들이 하나둘 작업실을 열면서 조각, 회화, 도자기, 목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사는 창작촌으로 변모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낮은 임대료가 작가들을 불러들이는 요인이 됐다.

 


무인 카페와 마을 내 작품들은 수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외부에 알려졌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여러차례 소개되면서 대룡마을은 전국적인 명소로 떠올랐다. 계절별로 우렁이 채집, 야생화 관찰, 농작물 수확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되는가 하면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삼아 주말이면 웨딩촬영을 하는 예비신혼부부들도 적잖이 찾아오고 있다. 이처럼 대룡마을은 농촌과 예술이 결합한 아름다운 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작품이 숨어있듯 놓여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적하기만 한 시골마을이 이처럼 도시여행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시작하면서 대룡마을로 귀농하는 인구도 점차 늘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 ‘바나나박스’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김철수(가명) 씨도 마을의 매력에 빠져 도시를 떠나 대룡마을에 정착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에서 일 했었어요. 치열하게 살다보니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했죠. 아이가 어릴 때 많이 놀아주고 싶은 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대룡마을에 정착했어요. 이곳이 고향은 아니지만 한적한 시골풍광과 예술적 정취를 함께 갖고 있는 곳이라 선택했어요. 요즘엔 대룡마을이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제가 티비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도 있는데 그걸 본 옛 회사 직원들한테 안부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웃음)”
젊은이들이 떠나며 노령화가 가속화되는 농촌이 예술마을로 재탄생하며 도시의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 감천 문화마을
주민 참여 도심재생 사업으로 재탄생
골목 곳곳 작품 설치 활기찬 마을 변신
‘부산 마추픽추’ 알려지며 관광지 우뚝


홍성군이 추진하는 고암예술마을은 고암이응노 생가기념관을 중심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예술프로그램 진행과 함께 ‘마을만들기’가 함께 추진되는 다소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존 국내 곳곳의 예술마을은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예술인마을’이 대다수였다면 고암예술마을은 부산 산복도로 일원에서 진행된 마을만들기의 일환으로 탄생한 감천문화마을과 목표를 같이 하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은 알록달록 색을 입은 바닷가 언덕마을로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마을이다. 6·25전쟁 당시 피란민의 유입 등으로 비정상적으로 급팽창하면서 산들의 중턱까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른바 달동네라고 불리는 산동네였다. 부산 산복도로(山腹道路)는 바로 이들 산동네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산 중턱에 난 도로이다. 부산에는 망양로, 엄광로, 대티로까지 총 3개의 산복도로가 36㎞에 걸쳐 조성되어 있다.

부산광역시는 이들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2011년부터 1500억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10개년 동안 마을재생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민들이 평생 살아온 터전이자 역사적 산물인 마을의 원형은 그래도 유지하면서 낡은 것은 보수하고 새롭게 재단장해 현 시대에 맞게 편리하고 쾌적하게 마을을 부활시키는 재생방식이다. 10개년을 계획하고 있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올해 3년차로 아직 사업의 30% 정도 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매년 18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는 사하구 감천동 감천문화마을은 마을만들기를 통해 고립됐던 달동네가 문화마을로 재탄생한 대표적 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의 아름다운 변신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부터다. 2009년 보존과 재생을 위한 문화사업인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 마을미술 프로젝트사업으로 10점의 조형예술 작품이 설치됐다. 또한 2010년에는 콘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으로 ‘미로미로 골목길 프로젝트’사업이 진행됐다. 좁다란 골목길 곳곳까지 문화예술작품이 그려지고 설치된 것이다. 이것이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됐고, 활기찬 신동네로 변모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머물기 시작했다. 여기에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으로 2012년 생활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곳의 포토존이 조성되면서 현재의 문화마을이 갖춰지며 부산의 명소가 됐다.

이런 벽화와 조형물 제작은 주로 전문가들이 맡았지만, 주민들의 참여라는 기본을 지켰다. 주민들은 마을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메시지로 조형물을 제작했고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소망을 풍선에 적어 마을 옹벽을 장식했다.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사진가들에게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고, 관광객들의 메시지를 적을 수 있는 공간도 설치했다. 마을 전망대 바로 아래에는 감천문화마을 안내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곳에는 21명의 주민들이 공공근로 형태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안내소 옆 빈방은 숙소로 개조해 숙박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도 했다. ‘감내카페’로 불리는 마을기업으로 운영되는 카페도 있다. 수익금 전액은 감천문화마을을 위한 사업에 재투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이 철저히 주민참여를 기반에 두고 시작했다는 점에서 농촌형 마을만들기와 예술마을 조성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될 고암예술마을이 본받아야 할 사례로 주목된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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