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12>
전 서산예총회장·가수 하이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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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 사람이 희망이다<12>
전 서산예총회장·가수 하이런 씨
  • 장윤수·김경미 기자
  • 승인 2015.09.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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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산예총회장·가수 하이런 씨


“노래는 어떤 상황에도 걸어 나갈 인생의 길”

홍성 광천읍 출신의 가수로 서산예총회장 두 차례 역임
음악의 꿈 꾸는 고향 후배들 나아가는 길 도움 주고 싶어 


“예술인들은 특성상 아집이나 고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것이 최고’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더 크게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아쉽습니다.” 올해로 데뷔 8년차를 맞이하는 전 서산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장이자 광천 출신 가수 하이런 씨의 말이다. 그는 고향에 대해 “항상 포근하면서도 두려움이 있는 곳”이라면서 “경쟁사회에서 최선을 다하며 지혜롭게 헤쳐가면 고향에서도 따뜻하게 맞아주지만 부족한 모습은 고향에서도 품어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에서도 인정받는 가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 출신으로 서산예총 회장을 두 번이나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모든 일을 투명하게 했기 때문이라고 자부합니다. 예술인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누구보다 애썼고, 모든 의견 수렴의 과정이나 일의 진행 과정을 민주적으로 진행해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하 씨는 고향에서 음악을 하고 싶은 후배들이 꿈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우며 예술방면으로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수를 꿈꾸거나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등 문제가 많아 꿈을 가진 이들이 조금이나마 쉽고 안전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음악 타운이라고 하면 조금 거창할까요. 누구나 와서 음악을 즐기고 음악을 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의 광장을 우리 지역에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그래서 그곳에서만큼은 학생이든 일반인이든 맘껏 음악을 공유하고 토론하고, 선배들도 연결해서 알려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하 씨는 “내가 가진 영향력으로 후배를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내가 성공하면 희열을 못 느낄지라도 제자들이 성공하면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본업인 가수를 하면서 학생이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이 ‘마음을 비우라’는 것이죠. 실제로 저도 가수 생활을 하다보면 고향 행사에 저를 불러줬으면 할 때가 있지만, 지금은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편해집니다.” 하 씨는 “아무리 마음이 크고 넓어도 그 안이 가득 차 있으면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없다”면서 “하지만 종지 같은 작은 마음일지라도 비워져 있으면 새롭고 행복한 것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씨는 특히 만해 한용운 선사의 시 ‘인연설’을 노래한 것으로 유명하다. 홍성군에서 지원해 하이런 씨가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인데, 당시 하 씨는 만해 선사의 혼을 받아 노래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만해 생가지와 성북구의 심우장을 오가며 열심히 연구했다. “만해 선사는 일제강점기에 정말로 강직하셨던 독립운동가이자 스님이었습니다. 또 예술 혼을 함께 갖고 계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연설이라는 노래는 일반 대중가요와는 다릅니다. 님의 침묵이라는 대표적인 그분의 시도 언젠가 노래하게 될 날이 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가수 하이런 씨는 지난 2007년 10월 31일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한 ‘10월의 마지막 밤 콘서트’ 무대를 서산문화회관에서 가지며 전격 데뷔했다.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하 씨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나이가 많은데 가수로 데뷔를 하니 주변에서 많이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것도 아주 많았죠.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하 씨는 2008년부터 당진문화원을 통해 노래교실을 열게 됐는데 큰 호응을 얻어 홍성과 서산 등지에서도 함께 운영을 하게 됐다. 각각 벌써 8년과 5년 등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하 씨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노래수업을 결강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노래교실은 가수로써 제가 더 많이 인정받고 사랑받게 한 계기입니다. 음악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지고 있는 희망의 불씨와도 같죠.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후 하 씨는 ‘6시 내 고향’ 프로그램 중 전국 각지의 시장을 도는 코너의 메인 가수로 1년간 활약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시작하게 됐지만, 모든 일정을 노래교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해외에서 공연을 할 때도 노래교실이 없는 날만 맞춰 나가고, 다녀오자마자 수업을 하기도 했다고.

“기억에 남는 것은 홍성에서 도민체전을 했던 지난 2013년 폐막식에서라도 노래를 했으면 하고 문을 두드려봤던 일입니다. 고향 행사다보니 참가를 해보고 싶었는데, 폐막식이 아닌 개막식에 넣어 주시더라고요. 굉장히 감격스러웠죠. 서산에서 생활하고 많은 활동을 했지만, 그럼에도 늘 고향이 그리웠는데 꿈을 고향에서 미뤄주신 것이었습니다. 당시 계기를 통해 많이 성장했고 주변에서도 도와주셨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당시 체육회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가수 하이런 씨는 원래 서산에서 웨딩사업을 10여 년간 해 왔다. 또 사업을 할 때에는 라이온스 클럽을 두 차례 역임할 정도로 봉사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데뷔를 하고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는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일찍 활동을 했다면 건방지고, 많은 사람을 놓쳤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두루 살필 줄 알고, 주위에 계신 분들도 많이 응원을 해주시는데 그 덕분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결같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 분들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대표곡 만해의 시 ‘인연설’ 홍성 등 노래교실 14곳 운영
“홍성에 버스킹 문화 정착 등 문화적 발전 이루고픈 마음”


현재 하 씨는 홍성시장 내에 사무실을 열고 ‘하이런의 노래교실’을 운영 중이다. 그는 ‘6시 내 고향’ 활동 당시 전국 각지의 시장을 돌며 쌓인 정 때문에 홍성시장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한다. “태안 안면도 시장을 시작으로 만 1년간 전국 각지를 돌았죠. 스태프들과 같이 의자도 나르고, 음향기기도 나르고, 제대로 된 무대도 없는 허름한 시장에서 노래를 부르며 시장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졌습니다. 만약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시장이 아닌 다른 더 좋은 곳에 사무실을 열었겠죠.” 하이런 씨는 매주 화요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 운영 중인 홍성시장 노래교실 외에도 홍성문화원에서 매주 수요일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출강을 하고 있고, 매주 금요일에는 노인복지회관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3시까지, 광천주민자치센터에서 밤 8시부터 10시까지 노래교실을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있다. 홍성 외에도 그가 출강하고 있는 노래교실은 모두 14곳으로, 그는 어떤 방송이나 행사가 있어도 단 한 번의 결강 없이 활동 중이다.

늦은 나이에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달린다는 의미로 ‘하이런’ 이라는 예명을 사용 중인 그는 제자들을 키우는 데도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 지금도 ‘한솔’과 ‘수진’이라는 대학생 제자들이 그의 아래에서 훈련을 받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왕성하게 본격 활동을 준비 중이며, 현직 가수로 활동하는 이들 중에 그의 제자가 있기도 하다. “공연차 외국에 나가 있을 때, 제자가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화로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상을 받는 것은 스쳐가고 지나가는 일이지만, 제자가 상을 받는 것은 그와 다른 뭉클함이 있습니다.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좋았던 그 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을 수 없네요.”

홍성에서 버스킹 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문화적 발전을 이뤄가고 싶다는 그는, 음악을 하는 이들도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티켓을 구입하고 영화를 보듯, 자신이 들은 음악에 대해서도 감사의 표시를 하는 자연스러운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하이런 씨에게 노래는 무엇일까. 그는 노래를 ‘인생의 길’이라고 표현했다. “노래로 시작해서 노래로 이만큼 왔고, 앞으로도 노래로 걸을 것이기에 노래는 제게 인생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험난한 길도 있을 것이고, 논둑이나 포장길, 아름다운 오솔길도 나오겠죠. 그렇지만 언제나 제가 걸어야 할 인생의 길, 그것이 노래입니다.”
 

 


가수 하이런 씨는…  

본명은 이석권이며 대표곡으로, ‘울지마’, ‘사랑의 번호표’, ‘빗속의 연가’ 등이 있다. 방송 출연 및 경력으로는 제5회 선생님을 그리며(부산 송도해수욕장), 심혁 스타쇼(전남 화순), 6시 내 고향(2008~2009), KBS 휴먼다큐 길, 이지나의 아름다운 쇼, 해미읍성 문화축제 스타쇼쇼쇼, 광주CMB 노래교실, 심혁의 스타 토크쇼, 월드방송 김지훈쇼, 아침마당, 충남방송 매향문화제, 한국예총 서산지부장, 한국연예 예술인협회 서산지회장, 법무부 범죄예방 위원회 위원, 충청남도 도정 평가위원, 국제라이온스협회 355-D지구(연예분과위원회 위원), 국제외이즈맨 충남북서지방 서령클럽 회원, 해미읍성 문화축제 기획위원장, 국제라이온스협회 355-D지구(동서산라이온스클럽) 회장 2대역임, 새마을지도자, 중앙고등학교 학부모회장, 해미읍성문화축제 기획위원장, 부춘초 운영위원장 등이 있다. 현재 당진문화원, 합덕농협, 해미주민센터. 홍성하이런 개인샵, 홍성문화원, 고북주민센터, 태안신도신협, 서산동부시장, 홍성노인복지관, 광천주민센터 등에서 노래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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