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아트, 환경의 거울인 동시에 삶과 교육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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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아트, 환경의 거울인 동시에 삶과 교육의 이정표
  • 한기원·정수연 기자
  • 승인 2015.11.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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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정크아트가 뜬다 <11>

홍성, 폐기물 재활용·생태환경 예술의 메카로 만들자

 

▲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 공원에 조성된 정크아트 시설물이 눈길을 끈다.


정크아트작가, 환경보존 위한 실천은 버려진 폐기물 이용
인간과 환경·자원  순환, 공존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예술
서울쓰레기매립지 난지도, 생태테마·정크아트공원 탈바꿈
쓰레기더미, 환경은 물론 인간들의 삶까지도 위협 현실로

재활용폐기물 등을 소재로 한 예술장르인 정크아트(Junk art)는 1900년대 초 유럽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다. 정크아트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불과 15년 정도로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정크아트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예술작품을 뜻하는데, 1950년대 이후 서양을 중심으로 산업폐기물이나 폐품에서 작품 소재를 찾으려는 작가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2년 최초로 설립된 충북 음성의 정크아트미술관, 전문 체험관인 오대호갤러리가 우리나라 정크아트의 시초인 셈이다.

산업화가 급속도로 시작되면서 쏟아지기 시작한 고철, 폐품, 플라스틱 등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여러 종류의 폐기물을 예술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여 작품으로 창조하는 것이 바로 정크아트다. 정크아트 작품은 재활용과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일반인들에게 일깨워 주고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로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예술장르다. 인간과 환경, 자원순환과의 공존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환경 철학의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자 하는 것이 정크아트의 목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정크아티스트는 한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것이 현실이다.

산업혁명 이후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온 쓰레기더미가 그대로 방치되면서 대기오염, 수질오염, 각종 생태오염으로 이어져, 환경은 물론 인간들의 삶까지도 위협하기에 이른 오늘의 현실에서는 더욱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일부의 조형 예술가들은 환경보존을 위한 실천으로 버려진 폐기물을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어 친환경적, 또는 환경주지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지속가능한 자원순환과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해 만들어진 예술장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결과적으로 정크아트는 환경의 거울인 동시에 삶과 교육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무덤덤하고 무지했던 인간의 오감을 자극해서 관념의 변화와 생각의 변화, 잠재되어 있는 예술적 감성의 변화는 물론 교육적 효과까지도 가져오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수십 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매립한 난지도에 만든 상암동월드컵공원에 쓰레기를 주제로 한 재활용·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만들기로 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호기심을 가질 만한 테마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서울시가 상암동월드컵공원에 쓰레기를 주제로 한 생태테마공원을 만든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관심을 끌만하다.

공원 주변의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상암동자원테마전시관, 마포자원회수시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등과 연계해 월드컵공원을 세계적인 재활용·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만든 것은 장기적으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월드컵공원 에너지드림센터 주변 녹지에 1만2000㎡ 규모의 ‘정크아트공원’을 조성, 이곳에 폐기물로 만든 대형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서울시가 정크아트공원의 테마로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우주선, 로봇 등을 선택한 것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또 서울시가 개관한 에너지드림센터는 빛·동력 등의 에너지 순환과정 전시, 바이오·연료전지·소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직접 만들어보기 등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교육적 효과 면에서 의미가 크다.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3794㎡인 센터에서 소비되는 전력은 스스로 생산하는 태양광, 지열에너지로 자급자족하고 있기도 하다.

상암동월드컵공원의 정크아트 공원은 에너지드림센터를 비롯해 수소연료전지시설, 풍력시설 등 상암동 일대의 에너지·환경 관련 시설들을 함께 묶어 돌아보는 에코투어도 가능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꼽히고 있다. 현재는 일부 코스만 운영되고 있는 에코투어는 에너지 관련 전문지식을 습득한 가이드 ‘에너지 드리머’가 안내 및 해설을 담당하고 있다. 정크아트를 구경하면서 쓰레기 등의 재활용 분리법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가 탈바꿈한 서울월드컵공원에 있는 마포자원회수시설에 가면 재활용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원순환테마전시관’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와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폐건축자재 등이 어떻게 처리되고 재활용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분리배출을 직접 체험하면서 왜 자원을 재활용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또 쓰레기로 만든 정크아트와 대형 크레인(기중기)에 쓰레기를 담아 소각로에 넣는 과정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정크아트의 행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타이어로 만든 이색 작품, 장난감으로 만든 조명 등 갤러리가 부럽지 않을 만큼 작품들로 가득하다. 또 영상물을 관람할 수 있는 시청각실은 플라스틱, 폐타이어, 캔 등을 재활용하면 새로운 생활용품이 된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고무를 작게 조각내 만든 슬리퍼 등을 비롯해 아이들은 전시물을 구경하며 쓰레기를 버릴 때 분리수거만 잘 해도 멋진 재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층에 마련된 전시관 관람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가면 마포자원회수시설이 보인다. 1층부터 5층까지 통유리문으로 이어진 견학 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쓰레기가 소각되는 과정을 직접 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유리문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포와 용산 등지에서 수거해온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상암동월드컵공원에서 정크아트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은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사이에 위치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주변에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 신청사 안에서도 정크아트 작품 전시회가 연중 몇 차례에 걸쳐 열린다. 서울시는 버려진 담배꽁초로 만든 조형물 등 환경공단의 정크아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등을 신청사 로비에 전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청소년들의 정크아트 관련 사생대회 작품과 기성작가들의 작품 전시회 등을 열어 정크아트에 대한 관심을 끄는 행사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도시와 사람, 환경과 예술을 생각하는 도시문화공공예술협회는 지난 2014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시한강사업본부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자벌레와 함께 어린이, 청소년 및 자원봉사자와 함께 자원정화 활동과 더불어 재활용·폐품 등을 활용해 미술작품을 만드는 아주 특별한 정크아트를 진행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시문화공공예술협회 조국현 회장은 “환경문제와 문화, 예술이 결합된 프로그램인 ‘한강을 사랑한 미술전, 정크아트 특별전’을 통해 250여명이 참가해 450여점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앞으로 어린 친구들이 건강한 지구를 지켜나가는데 전신적, 정서적, 물질적으로 아주 소중한 체험의 시간이자 귀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9월 7일 ‘2015 대한민국 환경사랑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 30일까지 청계천 광교갤러리에 무료로 전시했는데, 폐품을 활용해 만든 정크아트에서 강아지 형상의 ‘찌질이’를 비롯해 총 45점의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정크아트 대상을 수상한 ‘찌질이’는 버려진 철재 보관함을 활용해 작가가 유년시절 기르던 강아지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버려지는 폐기물을 예술작 품으로 표현하는 정크아트 특징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 자원순환담당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장난감이나 폐타이어 등 폐품이나 잡동사니 등을 재활용해 만든 예술작품을 통해 폐자원에 대한 재활용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정크아트야말로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테마”라며 “버려지거나 못쓰게 된 물건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통해 자원이 순환될 수 있다는 것은 ‘일석이조’인 만큼 재활용과 환경에 대한 주민들과 청소년, 학생들의 관심을 일깨우고 생활 속에서 중요성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은 정말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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