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폐품·고물이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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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폐품·고물이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
  • 정수연 전문기자·한기원 기자
  • 승인 2015.11.2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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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정크아트가 뜬다 <10>

홍성, 폐기물 재활용·생태환경 예술의 메카로 만들자

 

▲ 버려지는 폐품이나 고물을 활용해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한 정크아트 작품(사진 오른쪽)과 오대호 관장.


정크가 예술가 손에 의해 아트로 탄생하는 것이 정크아트
도시문명의 폐기물을 이용 회화와 조소의 중간 형태 창조
재활용을 주제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조각공원 조성
충북 음성, 사람들에게 정크아트에 대한 관심 불러일으켜

정크(Junk:고물)가 예술가의 손에 의해 아트(Art:작품)로 탄생하는 것이 정크아트(Junk Art: 폐품예술)라고 한다. 즉 폐기물, 쓰레기로 버려질 물건들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망가진 오토바이가 나비로 변하고, 못쓰게 된 손잡이가 로봇의 눈이 되어 움직이는 작품으로 변신한다. 정크아트가 지닌 예술적인 면과 교육적인 면, 그리고 환경적인 면 등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참으로 가치가 있는 장르다.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에서 발생되는 각종 고철을 비롯한 현대 문명이 토해낸 산업폐기물을 이용하여 예술가들의 손을 통해 작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 폐타이어, 숟가락, 냄비 등등 주변에서 버려진 쓰레기들이 멋진 로봇으로, 나무로, 놀이기구로, 동물로, 우리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재탄생되는 예술이 정크아트다.
버려지는 고물들,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는 그 어떤 물건들도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곳, 그리고 새롭게 탄생시키는 사람이 있다. 충북 음성의 변두리 용바위골 가섭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정크아트미술관과 오대호 관장이 주인공이다. 오 관장은 지난 2003년 10월, 생활 속에서 버려진 고물들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정크아트를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이기 시작해, 춘천 마임축제(2003년), 서울시 지구촌한마음축제(2004년), 청남대 호반축제(2005년)에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에게 정크아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크아트는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잡동사니 및 도시문명과 폐기물을 소재로 이용하는 경향으로 입체주의·다다의 콜라주·오브제 등에 그 근본을 두었다고 한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50~1960년대에 유럽과 미국에서 전통적 조소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전위적 미술경향으로 여러 종류의 폐품을 끌어 모은다는 의미에서 스크랩 아트(Scrap Art)라고도 한다.
정크아트의 초기경향은 컴바인 페인팅의 창시자인 라우센버그의 ‘컴바인(Combine)’ 이나 ‘오달리스크(Odalisk)’ 등에서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들은 헌 신문지 조각에서부터 망가진 전기제품까지 주로 도시문명의 폐기물을 이용해 회화와 조소의 중간 형태를 창조해 냈다.

정크아트를 본격적으로 전개시킨 작가로는 세자르를 비롯해 일부 누보레알리즘 작가들과 리처드 스탠키위츠, 존 체임벌린, 마르크 디 수베로, 리 본티쿠, 루이즈 네벨슨, 파올로치 등이 있다. 이들은 산업쓰레기나 고장난 부품, 파손된 부재 등을 예술적 기지로 재구성하였는데, 특별한 조소재료는 있을 수 없다는 사고가 바탕이 되었다.

미술가들은 이러한 산업폐기물을 용접하거나 혹은 발견된 오브제로 제시하면서 예술작품으로 승화한다. 여기에는 대리석을 조각하거나 청동을 주조 한 것보다는 용접된 철제와 강철이 기계시대에 보다 걸맞은 조각의 재료라는 사고가 함축돼 있다.

몇몇 작가들은 발견된 오브제를 제시하기도 하였지만 일부의 작가들은 이것을 변형시켜서 추상적이고 서정적인 조각을 창조하기도 한다.

오대호 관장은 “재활용을 주제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조각공원을 조성하고, 정크아트박물관, 세계예술축제장, 체험학습장, 생태체험장 등을 만들어 전국의 아이들이 모여 체험할 수 있는 동화속의 꿈의 랜드를 만들고 싶은 것이 정말로 실현하고 싶은 꿈”이라고 전하고 “버려진 고물들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꿈의 랜드를 만들어 누구나 자연스럽게 환경과 재활용에 대한 소중함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공간마련이 과제이자 숙제”라고 밝히는 오 관장의 포부가 어떻게 펼쳐질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미/니/인/터/뷰   충북 음성 정크아트미술관 오대호 관장

“폐품 활용 예술작품 만들 수 있는 것은 감동적”

우리나라에서 정크아트 작가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오대호 관장(60·사진)은 30여 년 전 플라스틱 재활용업체를 운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우연히 마모된 기계의 부속품 등을 이용해 재미삼아 무엇인가를 만들면서부터다.
이후 IMF 사태가 터지면서 운영하던 회사가 부도를 맞았고, 절망과 좌절에 빠졌을 때 인생의 재기를 꿈꾸며 파격적인 결정을 한다. 그 결정은 실직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다가 생각한 것이 정크아트였다는 설명이다.
“오랫동안 플라스틱 재생공장을 운영하다가 IMF 사태를 고전하고 있을 때 우연히 외국의 잡지에서 정크아트의 성공사례를 봤죠. 폐품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어쩌면 감동적으로 다가왔어요. 막연한 자신감은 현실로 다가왔어요. 일단 공장을 매각하고 사재를 털어 폐가를 수리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미술관을 만들면서 폐품과 고철덩어리를 찾아 고물상을 전전하며 무엇이든 사들였고, 전업 작가로 새 출발을 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날 때면 틈틈이 제작했던 100여점의 정크아트 작품이 출발점이 됐다는 얘기다. 사재를 털어 정크아트미술관을 짓고 전업 작가로 새 출발하기로 결심했던 것. 사업에 대한 미련을 접고 정크아트 작가로 활발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던 것이다. 작업장 한 켠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가 직접 제작한 아주 작고 귀엽기까지 한 작품에서부터 눈을 들어 하늘을 처다 봐야 할 정도로 큰 작품에 이르기까지 수천여점의 작품들로 안팎이 빼곡하다. 바깥의 공간에서는 작업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버려진 것들이라고 할지라도 예술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은 생명이 잉태하는 과정만큼이나 소중합니다. 쓰다가 버린 가전제품을 비롯해 식기, 수저, 못, 나사 등과 심지어는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버려지는 폐품들이 재료가 됩니다. 재료를 구하기 위해 인근의 고물상을 돌면서 사오기도 하고, 버려지는 생활폐기물을 수집합니다.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정크아트는 산업폐기물로 인해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 떠오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폐품과 예술을 접목시키는 일은 무한의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폐기물이나 쓰레기 등이 오 작가의 손을 거치면 예술작품으로 태어난다.
“정크아트 작품은 환경과 관련이 깊어요. 폐품이나 고물이 어떻게 하면 문화예술과 결합하고 교육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는가를 체험할 수 있죠. 특히 새, 곤충 등의 테마는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과 예술체험 활동의 자유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정크아트는 환경 친화적이며 동시에 보다 나은 인간 생활에 기여하는 예술 작품임에 틀림없다. 현대 사회의 각종 산업 폐기물 등을 재활용하여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예술 작품화하는 조형 예술분야의 한 장르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대호 관장은 호원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관동대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미국 Hand Art Craft 전속작가(산호세)이며 청남대(대통령별장) 전속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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