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생활예술네크워크의 구심 성남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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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생활예술네크워크의 구심 성남문화재단
  • 서용덕 기자
  • 승인 2016.03.3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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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도시 홍성, 지역문화재단 통해 현실화 되나 <2>

가난과 철거민의 도시에서 생활문화예술 1번지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예술 창조도시 현실화 

 

▲ 성남아트센터 전경. 성남문화재단은 창의적인 기획으로 서울로 쏠린 문화의 무게 중심을 성남과 수도권 등으로 분산시켰다.

경기도 성남시는 서울의 동남부에 인접한 대한민국 최초의 신도시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서울 외곽에서 밀려난 철거민을 이주시킬 목적으로 급조된 암울했던 역사를 뿌리에 둔 도시다.
성남시는 과거 가난과 철거민의 도시로 불리며 문화예술의 불모지로 인식되어 왔다. 40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는 한국의 실리콘밸리(판교)로 고속 성장했으며, ‘생활문화예술 1번지’, ‘생활예술의 수도’를 표방하는 시민생활예술의 도시로 변모했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품격을 결정한다. 성남문화재단은 지난 2014년 12월 출범 이후 다양한 공연예술과 지역문화진흥정책 등으로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품격 높은 문화도시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성남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성남아트센터’는 선도적인 공연·전시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과 더불어 대한민국 3대 공연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공연·전시 프로그램 관람을 위해 서울에 거주하는 마니아들도 찾아오고 있다. 소설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남한산성’, 성남시를 대표하는 향토 브랜드 모란시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퓨전 악극 ‘모란이 꽃피는 시장’ 등은 성남문화재단의 창작극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작품 속에 성공리에 녹여낸 창작 콘텐츠로 꼽힌다.
지난해 7월말 기준으로 공연· 전시· 시민회관· 책테마파크를 포괄한 누적 관객 수는 2015년 7월 31일 현재 860여만명이다. 성남미디어센터 이용객과 세계 악기전시관 방문객을 비롯해서, 중앙공원 야외공연장과 성남시 수정구· 중원구 일대에서 성남문화재단이 펼치는 파크 콘서트·피크닉 콘서트 등의 관객수를 더하면 1000만명 이상이 재단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남문화재단 출범이후 10년간 성남시민의 10배수 이상이 재단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성남문화재단의 강점은 공연·전시 등 일반적인 기초지역문화재단이 치중하는 예술사업에 그치지 않고 지역문화정책 기능을 강하게 갖고 있다.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을 목표로 적극적인 지역문화예술 정책을 펼치며 전국적인 모범사례로서 국내 생활예술사업 확산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 2013열린 전국시민문화클럽한마당.

성남문화재단은 재단 설립 초기부터 시민을 중심에 두고 비전, 창작, 공간, 시스템을 아우르는 다섯 가지 개념에 기반 두고 ‘시민이 주체가 되어 펼쳐 나가는 문화예술 창조도시 구현’을 비전으로 중장기 계획을 설정했다.
성남문화재단은 충실한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3개년, 5개년, 7개년으로 하는 3단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랑방문화클럽 네트워크 구축, 문화도시 성남시 정체성 구축, 성남인의 창작활동 진흥사업, 문화통화(通貨) 시스템기반 조성사업, 우리동네 문화공동체 만들기 등 5대 문화정책사업과 세부사업 계획을 단계적으로 수립했다.
특히 사업수립 이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코디네이팅하는 등 철저하게 사업을 관리한다. 또한 매년 현재의 상태를 분석해 다음해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등 체계적인 평가·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 모란시장을 배경으로 하는 ‘모란이 꽃피는 시장’은 성남문화재단의 창작극으로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작품 속에 잘 녹여냈다.

생활예술·시민예술의 롤모델로 떠오르는 ‘사랑방문화클럽’ 사업의 배경에는 2006년 진행한 ‘사랑방문화클럽 실태 및 욕구 조사’와 ‘사랑방문화클럽 발전연구’가 있다. 이 조사와 연구에 따르면 성남에는 1100여개의 시민문화예술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실태조사를 통해 시민문화예술 동호회의 활발한 활동상 속에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고 철저한 연구를 통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구성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는 평가다. ‘사랑방문화클럽’은 성남문화재단의 문화정책사업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사랑방문화클럽네트워크’는 각 시민문화예술클럽 간 상호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생력과 전문성을 강화해 시민이 만드는 문화창조도시 성남의 토대를 이루도록 지원하는 것이 사랑방문화클럽네트워크 사업이다.
즉 사적인 문화예술 취미활동을 공적활동으로 발전시키는 문화·사회적 플랫폼 기능을 담당하도록 발전시키는 사업이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시민들이 개별 클럽활동과 클럽네트워크 활동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 형성과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2010년 열린 제4회 사랑방클럽축제에서는 악성뇌종양을 앓는 9살 소녀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기 위한 ‘100명 색소폰 불기’ 기네스북 등재에 도전해 뇌종양을 앓는 소녀를 살리기 위해 수백명의 색소폰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등 문화예술클럽의 활동이 지역사회에 문화공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경기문화재단이 발행한 ‘커뮤니티와 아트’ 중 ‘사랑방문화클럽은 왜 주목되었나’(김세훈, 2011)에 따르면 사랑방문화클럽을 통해 이웃을 형성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는 긍정적 응답이 90% 이상을 기록했다. 성남문화재단이 2013년 실시한 ‘성남문화재단 생활예술정책 성과평가 연구’에서는 개인적 발전과 공적영역에서의 효과가 모두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역과 성남문화재단을 비롯한 기관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생겼다는 응답이 매우 높게나타났다. 시민들이 사랑방문화클럽네트워크와 같은 생활예술 활동을 통해 이웃 형성과 교류의 빈도가 늘었고 지역과 도시에 대한 자긍심 또한 높아졌다고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위로부터 내려오는 정책이 일반적이었던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 같은 성과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2010년 민관협력우수사례발표대회 국무총리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1년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대 트렌드 중 ‘착한 예술이 대세다’의 모범 사례로 선정되었다. 또 2012년 지역전통문화브랜드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생활예술·시민예술의 아이콘으로 주목 받으며 국내 생활예술정책의 모범사례가 됐다.

미/니/인/터/뷰 - 성남문화재단 문화진흥국 박지훈 문화기획부장 직무대행

성남시는 본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이질성이 심각해 시민 간 갈등 요소가 되어 왔다. 성남문화재단은 이 같은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다른 기초문화재단과 달리 문화정책기능을 강화했다.
박지훈 부장직무대행은 “문화예술로 본시가지와 시가지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이 ‘사랑방문화클럽’과 ‘우리동네문화공동체만들기’ 등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문화예술활동지원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지역사회네트워크가 새롭게 구축되고 성남시에 대한 시민의 자긍심 향상과 도시 정체성을 확립 등의 성과를 거두게 됐다.
성남시의 성과는 문화재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부장직무대행은 “공무원 조직의 경우 순환보직 때문에, 문화원 등 기존의 단체나 기관은 본연의 업무가 있어 전문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문화정책 수립과 시행을 위해 문화재단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작단계부터 철저하게 정책을 수립해 지자체장 교체 등 외부적인 변화가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서용덕 기자/사진=한기원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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