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의 고장 고창, 찬란한 문화유산 지역관광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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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의 고장 고창, 찬란한 문화유산 지역관광 꽃피우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6.0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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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홍성군립미술관 건립 가능할까?<5>

국내 군립미술관 현장을 가다-고창군립미술관

산재한 문화관광 자원 연계 전북 최초 군립미술관 설립
지역작가 애향심 향토문화 우수성 알리는데 일익 담당
시설 부족·운영비 부담…1종 미술관 등록 엄두도 못내

 

고창군립미술관은 고창의 조형 미술 정신을 기념하고 공유하기 위해 전라북도 최초로 군공립미술관으로 설립됐다.
전라북도 고창지역은 일찍이 선사시대 영혼의 제단이자 집단 조형물인 고인돌을 축성해 현재에 전하고 있다. 고려시대부터는 찬란하게 불교 문화를 꽃피워 국보급 사찰과 당우, 다수의 불교 미술품이 조선시대를 거쳐 현재에 전한다. 찬란한 불교문화 뒤에는 뛰어난 고승들이 있었으며 그중 백파대사(白坡大師)의 지고한 도(道)의 경지는 당대 금석학의 대가인 추사 김정희가 ‘화엄종주백파대율사 대기대용지비(華嚴宗主白坡大律師大機大用之碑)의 글과 글씨를 씀으로서 지고한 예술적 경지로 소통 승화됐다. 대략 이 시기 이후와 근대에 들어 고창 지역에 염재(念齋) 송태회(宋泰會)[1872~1941], 보정(普正) 김정회(金正會)[1903~1970], 석전(石田) 황욱(黃旭)[1898~1993], 서양화가 진환(陳瓛)[1913~1951] 등 걸출한 작가들을 배출하며 대표적인 예향의 고장으로 불리우고 있다.
고창군립미술관 설립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술 애호가이자 수집가인 무초 진기풍 옹이 애향의 마음으로 자신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보정, 석전, 염재, 진환 등 고향 작가들의 작품을 기증한데 있다.
 이에 고창군은 2001년 고창판소리박물관 설립과 함께 박물관 2층에 무초회향미술실을 개실했다.
판소리박물관은 판소리의 이론가이자 개작자, 후원가였던 동리 신재효 및 진채선, 김소희 등 다수의 명창을 기념하고 판소리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하여 동리 신재효 선생의 고택 자리에 설립됐다. 미술관이 건립된 곳이 고창읍성(모양성), 판소리박물관, 농특산품홍보관, 국악당, 전수관 등이 밀집해 있다 보니 연인원 60~7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지역향토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익을 담당해왔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진기풍 옹이 기증한 작품은 140점으로 관련 전문가들의 감정을 거쳐 진품만을 엄선한 것으로 근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명필가·화가의 작품과 조선백자, 고려청자는 물론 일제 식민치하에서 민족주의적 작품세계를 지향하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던 진환(1913~1951)의 ‘우기 8’ 등 희귀작품과 서예·미술사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명품들로 구성돼 있다.
이후 뒤를 이어 고창의 이름난 현대 작가들이 작품을 내놓으며 별도로 별관을 마련해 군립미술관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미술관은 연면적 592. 2㎡에 제1전시관 206.76㎡, 제2전시관 190㎡, 수장고 18.36㎡, 연구실 17.28㎡, 향토자료실 26㎡, 방풍실 32.4㎡, 현관 43.2㎡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군립미술관으로 건립됐지만 1종 미술관으로 등록하지는 못했다. 소장품 부족, 지역민들과의 소통 부족, 시설·운영적인 면에서 1종 미술관으로 등록하기에는 엄두도 못낸다. 당초 고창군의 취지는 1종 전문 박물관인 판소리 박물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미술품을 기증받아 본관 2층 공간에 임시로 전시하다 기증 작품이 늘면서 제2전시관에 미술품 전시시설을 설치하고 별관으로 미술관을 개관했기 때문이다.
또한, 판소리박물관 관리 운영비 1억 5000여만원 중 미술관 운영비로 3분의 1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인구 6만의 군 단위 재정 여건상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향후에도 1종 미술관 등록계획은 없다는 고창군은 고창읍성(모양성)과 연계한 판소리박물관, 미술관 등 산재한 문화공간과 찬란한 문화유산을 통해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예술품을 향유해 지역관광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 제언
“다양한 소장품·수익창출 방안마련 뒷받침 돼야”

고창판소리박물관과 군립미술관의 총괄업무를 맡고 있는 이영일 학예연구사는 미술관은 다양한 예술가들을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암 이응노 미술관은 고암이라는 컨텐츠에 집중해서 운영하되 충남도내 작가들의 작품을 자유로이 전시할 수 있는 종합미술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영일 학예사는 “미술관이 고암 이라는 주제로 설립되다보니 지역예술가들의 거부감으로 근접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며 “고암 이응노 미술관 주변에 종합미술관을 건립해 충남도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작가들이 지역민과의 소통을 이뤄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 전시기능으로 관람객을 이끌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다양한 소장품 역시 미술관 성공요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100점에서 200점 정도의 작품을 소장하는 것으로는 지역민을 비롯해 관람객의 이목을 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미술관의 기능은  연간 4회 이상 기획전과 지역민과 소통을 위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일 학예사는 “미술관 건립 시 운영예산 자체조달 할 수 있는 수익창출 계획이 명확하게 세워졌을 때 비로써 미술관이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이은주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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