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콘텐츠 없는 문화공간, 혈세 먹는 하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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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콘텐츠 없는 문화공간, 혈세 먹는 하마된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6.06.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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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홍성군립미술관 건립 가능할까?<6>

<홍성군립미술관 건립 과제와 전망은>

홍성군은 홍주라는 지명 속에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며 우리의 것을 지켜 온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충남도청이 이전하면서 홍성 원도심을 공동화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미건조한 도심에 감성을 불어놓고 전통과 미래가 공존해 역사와 문화, 경제를 동반 성장 할 수 있는 추진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군이 추진하려는 군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필요성 등 타당성 검토와 바람직한 문화공간의 건립방안 등에 대한 토론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발전적 지향점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주   제 : 홍성군립미술관의 필요성과 바람직한 건립방안
▷일   시 : 2016년 6월 18일 금요일 오후 4시
▷장   소 : 한국예총 홍성군지회 2층 회의실
▷참가자 : 최선경(홍성군의회 군의원)
                한광윤(홍성군청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장)
                윤후영(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학예사)
▷사회자 : 이은주(홍주신문 편집국장)


사회자 : 먼저 한광윤 팀장님으로부터 홍성군의 군립미술관 건립 및 창작공간 조성에 대한 추진계획을 들어보겠습니다.

한광윤 팀장 : 학생수 감소 등으로 폐교가 점점 늘며 지역경제까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폐교 활용방안이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 군에서도 같은 고민 중으로 폐교된 지 10여년이 된 용호초등학교의 활용방안을 고민하던 중 한 출향작가의 지역민과 지역작가 등이 함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제시해 추진하게 됐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농기계 임대창고를 사용하고 남는 공간에 미술관 및 창작공간을 조성해 만해·백야 생가지와 결성농요전수관 등 주변 문화관광지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출향작가 및 지역작가들의 다양한 미술품에 대한 전시 및 작품 창작활동을 자유스럽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지역을 특색화 시키고자 합니다. 홍주천년을 맞는 역사 문화예술 도시에 걸맞는 문화공간과 문화시설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강원도 영월의 경우 박물관 도시로 15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층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공공시설에 수익성을 따지면 안되지만 청송 군립미술관은 관람객이 늘면서 주변에 자연스레 상권이 형성되면서 지역민들의 소득창출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용호초에 문화공간을 마련해  만해 한용운 유적지 순례길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회자 : 전국적으로 수많은 전문 미술관이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미술관들은 지자체나 뜻이 있는 독지가, 또는 한 사람의 미술가의 미술에 대한 헌신과 뜻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건립된 미술관은 턱없이 부족한 관객수와 적자 경영으로 시도 때도 없이 무용론에 시달리며 혈세 낭비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홍성군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군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필요성 및 타당성 등에 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최선경 의원 : 미술관을 비롯해 문화공간은 많을수록 좋다는데 공감합니다. 하지만 군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추진은 치밀한 계획 없이 추진되고 있는 계획성 없는 사업으로 판단됩니다. 의회에서도 여러 번 지적한 바 있지만 용호초등학교 활용방안인지, 군립미술관 건립인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조성을 위한 것인지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어야 합니다.  현재 고암이응노 생가기념관을 중심으로 창작스튜디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에서 재정자립도가 낮은 열악한 군단위 재정에 걸맞지 않는 예산 낭비적인 사업이라 생각합니다.

윤후영 학예사 : 당초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정확한 로드맵이 설정되지 못한 듯 합니다. 폐교 활용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추진하기 위함이라면 홍성군 전체 폐교에 대한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연구용역 등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게 콘텐츠 개발을 통해 훌륭한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군립미술관이라는 전제하에 폐교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이미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 앞뒤가 바뀐 상황으로 정확한 로드맵을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군립은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확고해야 합니다. 공공성이라함은 역사적으로 검증되고 사회적으로 합의될 때 비로소 공공성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주변에 이응노 아뜰리에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공간인지 이에 대한 설명을 윤후영 학예사님으로부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후영 학예사 : 고암 창작스튜디오 조성은 고암이라는 브랜드 규모에 걸맞는 범위속에서 미술관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 중 하나를 마련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창작스튜디오는 프로그램을 우선으로 기획하고 그다음에 하드웨어, 즉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인가 전제하에 형태를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이와 함께 작가들이 작품·전시활동을 할 수 있는 창작스튜디오를 마련하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사회자 : 당진 아미미술관 박기호 관장은 창작공간 조성과 관련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운영주체가 누가 될지, 입주 작가 선정에 대한 심도 있는 심의, 행정적인 측면이 아닌 감성이 담긴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용호초에 추진하고 있는 창작공간 조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선경 의원 : 미술관은 물론 창작공간 조성도 접근성, 주변지역 경관, 문화시설 등이 연계되어 지역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또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 및 시설인 만큼 공공적이어야 하고 창작공간은 단순 작가들만의 공간으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일단 군에서는 창작공간인지, 미술관인지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야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습니다.

윤후영 학예사 : 폐교, 공가 등 유휴시설을 창조적 공간으로 재생시켜 활용한다는 데는 찬성입니다. 이와 함께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면 차별화된 공간으로 문화공간을 통한 지역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교육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좀 더 많은 동적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부분을 충족해 인프라 확충을 통해 지역의 문화관광밸트의 축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군립이라는 명칭에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군립미술관을 운영하게 되면 미술관의 용도, 조직, 재정 등 제도적 조건에서부터 제약을 받게되고 부담감으로 작용됩니다. 하지만 아뜰리에라는 명칭으로 건립이 추진된다면 장소, 콘텐츠 등 좀 더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덜 받게 되어 풍부한 소재와 함께 자유스런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어느 한 개인의 주관에 따라 콘텐츠를 형성해 억지로 꿰어 맞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 군은 지역 문화자원에 대한 콘텐츠 개발 역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십 수년간 정체된 과거형 문화를 현재와 미래로 발전시켜나가야 되는데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양적팽창만 많을 뿐 질적 향상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창작공간 조성에 있어 예술인을 육성 지원할 것인지, 교육체험기관으로 조성할 것인지, 명확한 주제를 설정해 프로그램 매니져를 어떤 기획가를 선택할 것인가가 나올 것이고 그 매니져가 공간의 정체성을 어떠한 방향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지역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공간이 탄생할 것입니다.
최선경 의원 : 윤 학예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특정인의 미술관이나 기념관으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미술관은 공공성을 갖춰야 하고 미술의 엄정한 평가를 전제로 하는 것은 물론 건립 후에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야 되는 만큼 공공적이고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향유할 수 있는 즉,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생동하는 구심점이 되는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국 6곳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작은 미술관이 유휴노후시설을 활용해 지역재생을 도모하고 감상, 체험, 창작교류가 가능한  복합공간을 조성하듯 군립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아닌 지역 밀착형 생활문화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한광윤 팀장 : 두 분의 말씀에 공감하며 적극 동의합니다. 당초 급박하게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군립미술관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시작단계에서부터 충분한 계획과 연구 논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추진계획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세울 수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지역 여건을 감안해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해서 앞으로 군은 군립미술관 개념이 아닌 아트센터 개념으로 조성, 명칭도 군립이 아닌 용호아트센터(가칭)로 하고자 합니다.

사회자 : 오늘 군립미술관 건립 및 창작공간 조성과 관련해 다양하고 좋은 의견이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지금의 홍성군은 역사 문화를 기반으로 해서 도시의 경쟁력이나 도시발전을 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해서 지역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조성할 때에는 좀 더 신중한 접근으로 홍성군민 모두의 문화 향유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 되었음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긴 시간 함께하며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이은주 기자/사진=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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