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고택, 선비정신 깃든 공간의 활용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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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고택, 선비정신 깃든 공간의 활용방안은?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6.07.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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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의 재발견-선비정신과 공간의 미학,
문화관광자원화 방안의 지혜를 읽다<1>

조선의 선비들은 정신적인 행복추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건축, 온몸으로 역사를 보여주고 시대를 증언하는 문화유산
고택, 관광자원으로 활용 한국문화의 진수를 세계에 알려야
보존하는 차원 넘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연구

 

▲ 홍성지역의 주요 고택과 전통한옥이 숙식을 하면서 전통문화체험까지 할 수 있는 문화관광시설로 탈바꿈하면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사진은 백제의 마지막 부흥지인 주류성지가 위치해 있는 홍성군 장곡면 무한로 957-24(산성리 265-4) 예당큰집 전경으로 이 집은 조선 정조 때 고을원님이 살았던 650여년 된 고택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고택은 전통한정식을 메뉴로 하는 홍성지역의 대표 맛집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최근 고택(古宅)이 주목받고 있다. 고택의 가치를 재조명해 문화자산으로 활용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택만큼 한국적 미(美)의 기준이자 매력적인 관광 상품도 드물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고택은 종가(宗家)와 궤를 같이 한다. 고택은 조선시대 선비의 성장 공간이며 상징으로 꼽힌다. 또 대를 이어 전통음식이 있었던 곳이다. 고택에서 천자문을 배우고, 공자·맹자(孔字·孟字)를 읽으며 사회적 리더로서의 인격을 수련했기 때문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의 완성공간이며, 인격 완성과 사회적 실천의 근본을 배양한 곳이다. 이렇게 성장한 선비는 과거를 통해 국가 질서를 이끄는 정치에 참여해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뜻을 폈다. 고택은 또 벼슬에서 물러나 향촌으로 돌아와서 후학을 양성하고, 학문을 정리하던 학자의 공간이자 생활터전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고택에는 삶의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며, 그야말로 스토리텔링의 보고인 것이다.

■고택, 살아남았기에 오히려 중요한 가치
충청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과 고택(옛집)에는 충청의 근대시기를 거쳐 현대까지 충청의 선비정신과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시간이 멈춘 박제된 풍경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살아 숨 쉬고 있는 역사, 그 자체다. 특히 현재까지 남아 있는 조선왕조를 빛낸 위인들이 충청도 땅에서 일궈낸 역사적 흔적들은 리더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소중한 교훈과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위인들의 발자취를 답사하다 보면 세계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한국형 리더십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선의 선비들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물욕을 경계하면서 정신적인 행복 추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당시는 오늘날처럼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해 있지도 않았고, 물질적 권위를 뛰어넘는 정신적 가치와 신분적인 위계질서와 체면에 대한 욕구가 선비들을 물질적 탐욕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보호한 측면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듯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통해 볼 때 적자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 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살아남은 것이 얼마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 가치와 중요성이 높아지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도 가치를 더하고 있다. 건축은 온몸으로 역사를 보여주고 시대를 증언하기 때문이다. 건축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자연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위함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곧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신체조건)을 지닌 여타 동물들과 달리 인간에겐 자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했다. 인간의 보호막과 같은 역할을 건축물이 담당하게 된 것이다.
 건축물로 인해 인간은 계절에 대처하는 능력을 가지게 됐으며 정착할 수 있었다. 건축물의 역사가 곧 인간의 역사가 된 것이다. 이처럼 건축물은 단순히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만이 아니라 인간 삶의 궤적이 스며있는 역사의 공간이다.
충청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과 고택(옛집)에는 충청의 근대시기를 거쳐 현대화되기까지 선비들을 포함한 서민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에게 아이러니하게도 100년 전 건축물은 몇 채 남아있지 않다. 그 이전의 문화재들은 다양한 노력과 방법으로 보존되고 있지만, 근대의 유산들은 기억의 저편으로 묻히고 있는 것이 현실적인 안타까움이다.
일제 강점기의 쓰라린 역사가 배어 있다는 이유로, 혹은 개발 논리에 치여서 그렇게 근현대사의 흔적들은 사라져 갔고, 또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의 역사 또한 아쉽게 지워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도시가 흐르는 시간을 타고 변한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충청도만큼 시간과 공간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도시는 드물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충청지역의 근대 건축물과 고택의 문을 두드리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 공간에서 삶을 영위했던 선비들과 서민들의 흔적과 숨결을 찾아보고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다. 세월의 더께를 느낄 수 있는 선비정신이 살아 있는 고택에서 공간의 미학을 통해 그들의 삶의 흔적과 숨결을 찾아 그들이 살았던 지혜를 읽고자 하는 이유다. 건축적 가치가 있는 고택에 대해선 지역의 원로나 건축분야 전문가의 견해를 통해 그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며, 지역 주민들의 삶이 묻어나는 옛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그 역사와 인생을 살펴볼 것이다.

▲ 예당큰집의 고택 안채에는 식기와 관련된 한국, 중국, 일본의 고미술 자료와 민속유물을 포함한 1000여점의 소장품이 전시되어 있는 사설박물관인 한국식기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옛 선인 삶과 문화 고스란히 담긴 터전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택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한국문화의 진수를 외국인에게 알리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택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고택 시설개선 사업 및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에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소유주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관광객을 비롯한 가족 등이 연중 숙박 및 체험 시설로 이용하여 고택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고택 소유자는 결연 공공기관에 숙박체험 프로그램 이용 할인권을 제공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고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택 활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국민들에 심어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한, 고택에서 숙박체험과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함으로써 고택과 연계한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우리도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품격 있는 옛집에서 손님 맞는다고 생각해 보자. 옛 선인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터전인 ‘고택’을 되살리고, 함께 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전통문화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통가옥을 관광자원화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고택, 종택 등 한옥마을 등을 전통문화 체험장으로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산발적으로 고택(古宅)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고택 및 한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에 산재한 고택을 단순하게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이것을 문화 및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고택 활용에 대한 방안도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기초단체에서도 고택을 주민 소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차원에서 향토문화와 인재배출의 중심이었던 고택이나 서원, 한옥 등에서 선비정신을 되새기는 고택 체험을 마련한 지역도 여러 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택이나 한옥은 그 자체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이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그것을 보존하는 데는 적잖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그래서 그들을 단순히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문화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나아가 ‘선비의 하루’ 등 고택을 활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예절이나 인간의 기본 등을 배우고 체험함으로써 점차 삭막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성 회복’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고택실태를 조사해 외형을 보전할 것과 수리해서 재활용할 것을 분류해야 한다. 한옥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 주막, 음식점, 카페, 병원 등 일상 속 공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활용방안은 찾으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이 엄청난 자원을 주민들의 소득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해마다 늘어나는 고택체험 내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 ‘고택관광 명품화 사업’을 해오고 있다. 고택에 깃든 우리 고유의 전통과 역사문화, 한국적 정취 등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관광자원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브랜드화하고 이를 위한 전문인력과 관리시스템 구축에도 동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성군도 향교를 비롯한 많은 고택들이 잔존해있으며, 동헌인 안회당, 결성동헌 등의 유교문화자원 등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관광수요를 끌어올리는 관광자원화 방안 등을 체계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글=한관우/사진·자료=김경미 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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