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육형제의 여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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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詩] 육형제의 여름 밤
  • 윤주선<시인·홍성군문인협회 회원>
  • 승인 2016.12.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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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가운데
모깃불 타오르고
묻어둔 이야기 꺼내들고
빙, 둘러앉은
육형제의 여름밤이 깊어간다

눈빛, 콧날
엇비슷한 피붙이들
시간이 흐를수록
긴긴 밤, 함께 지새워야 할텐데
바쁘다, 참으로 바쁘다

오늘밤은 함께다
들썩이는 홑이불 사이로
모기가 날지만
피곤에 지쳤는지
꿈길 헤매는
모습들을 내려다 본다

빨간 사과
실컷 깨물고 싶다던 넷째
흰쌀밥, 불고기 먹고 싶다던 셋째
삶은 달걀 다섯 개 먹을 수 있다고
큰소리 치던 나
질기고 질긴 혈연으로 묶였다

오늘은 꿈속에서
어릴적 소원 이루는지
큰고래에 우산처럼 긴 숨을 내품는다
이 넓은 세상에서
형제가 된 의미를 생각 하는밤
행복에 푹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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