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향기, 블루밍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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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향기, 블루밍라떼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03.10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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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전통시장 블루밍라떼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지나장미. 포털 검색창에 홍성 블루밍라떼를 검색하면 예약 주문할 수 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칙칙했던 겨울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어 꽃 가게를 찾았다. 막상 꽃 가게를 찾으려니 어디로 가야하나 싶었다. 전통시장을 어슬렁거리던 중 시장 야외공연장 뒤편에 이전에 못 보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꽃, 커피, 식물’이라는 단어와 ‘블루밍라떼’ 상호가 화이트와 블랙의 간판에 조화롭게 적혀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꽃처럼 아름다운 여사장이 꽃을 만지고 있다. 블루밍라떼 최서우 대표는 지난 9월에 지금 이곳에 꽃가게를 오픈했다고 한다. 화장품과 관련된 일을 하다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서 꽃과 관련한 직업으로 선회했다. 아이가 어렸지만 남편의 배려 덕분에 천안을 오가며 화훼장식기능사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틈틈이 프리마켓에서 꽃을 판매하며 경력을 쌓아갔다.

마침 졸업식과 입학식 시즌이 끝나고 꽃이 배달오기로 되어 있던 차라 가게 안은 왠지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러고 보니 커피가 없다. 최 대표는 막상 커피 머신과 각종 필요한 집기들을 들여놓으니 꽃을 들이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다른 곳으로 옮겨놓고 장소를 물색 중이란다. 커피는 남편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라 일찌감치 바리스타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가게 한 옆에는 연탄난로가 있다. 오로지 꽃을 위한 난로다. 전혀 난방이 되지 않는 곳이다 보니 지난 겨울을 나기 위해 들였다. 꽃과 식물에게 온도는 가장 중요하다. 각 식물의 종류마다 온도와 습기를 적절하게 유지시켜주어야만 그 생명력이 지속될 수 있다. 최 대표는 꽃 뿐 아니라 남다른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해외 아동을 후원하는 일이 그것인데 방글라데시아 여자아이와 인연을 맺은 지 7년이 되어 간다.

매년 때가 되면 자신의 사진과 이야기를 적은 엽서가 날아온다. 인생을 살면서 한번은 누군가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그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 자신의 아이 커가는 모습처럼 느껴져 마음 뿌듯하다. 그뿐 아니다. 광천고등학교 재학 시 알았던 한 학년 선배와 결혼해 홍성에 둥지를 튼 최 대표는 광천 돼지네토굴젓갈 참한 며느리이기도 하다. 시부모님이 장날 수산물 판매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나와 일손을 돕는다. 최 대표의 부지런함과 참한 성격이 오픈한 지 일 년이 채 안 된 가게에 주문이 끊이지 않는 비결이다.

물론 가게를 준비하면서 근 1년 동안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꾸준한 홍보를 했다. 또한 3개월 단위로 구독자를 모집해 꽃 정기구독을 보낸다. 꽃 사진들과 정보들을 담은 소식지라 생각하면 쉽다. 특히 블루밍라떼는 단 만 원짜리 꽃다발이라도 배달을 해주니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요즈음 가장 인기 있는 꽃은 지나장미다. 빈티지한 분위기의 지나장미는 오는 14일 화이트데이에도 인기다.

지나장미 한 단과 안개꽃 한 다발을 품안에 안고 가게를 나섰다. 너무 추운 겨울이었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지난 겨울을 기억하며 눈송이를 꼭 닮은 안개꽃을 품에 안으니 다시 겨울이 오는 것만 같다. 집으로 돌아와 투명한 유리병에 지나장미와 안개꽃을 꽂는다. 달콤한 봄 향기와 아쉬운 겨울 냄새가 작은 공간에 가득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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