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면 옥계리 용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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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면 옥계리 용왕제
  • 이석규 주민기자
  • 승인 2018.03.1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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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음력 정월 대동샘서 문화재 지정되기를 염원

장곡면 옥계리(이장 이용배)와 옥계2리(이장 이상철)는 지난 1일 등대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일명 ‘대동샘’에서 주민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왕제를 지냈다.<사진>

용왕제는 1900여 년 전 옥계리가 분구되기 전부터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흘 날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맞춰 지내왔다. 올해는 홍성문화원(원장 유환동)으로부터 50만 원을 지원받아 지냈다. 이날 명민식 면장을 비롯해 이종화 도의원, 윤용관·황현동 군의원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제99돌 3·1절이 겹쳐 뜻 깊은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예로부터 이 샘은 1년 열두 달 내내 깨끗하고 맑은 물이 항상 넘쳐흘러 아무리 가뭄이 와도 식수 걱정은 물론 농사에도 풍년을 안겨주는 물 걱정 없는 유일한 샘이다. 이와 함께 마을 주민들의 무궁한 평안과 행복한 삶을 기원하는 제를 해마다 올리는 의미가 담긴 행사로 내려왔다. 제를 올리기 전 날 우물 청소와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부정한 일에 참석했거나 구경한 사람은 아예 본인이 알아서 참석하지 못한다. 금년에도 제를 올리기 위해 제관(이흥열), 축관(정진군), 소지 올리는 자(박태선), 보조자(이상복) 등 4명을 일찌감치 선발해 준비했다.

선발된 자는 전날 몸을 깨끗이 닦아내고 옛 전통방식 그대로 정성들여 제를 올린다. 지금도 주민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도 대동샘과 용왕제의 영험함을 믿고 있다. 이 날 용왕제는 풍장을 치며 샘을 맴돌았는데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풍장소리가 하늘 드높이 날았다. 용왕제의 유래는 등대실 마을 뒷산에 등대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주지스님이 어느 날 시주 차 마을에 내려와 주민들에게 “이 마을을 둘러보건대 여러모로 산세가 좋아 하늘의 복을 타고난 마을이며 특히 이 샘은 하늘이 내려준 샘이라 정성껏 위해야 하며 잘 위하지 않으면 마을에 변고가 생겨 화를 입을 수 있다”고 한 말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 시절 꽁보리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힘들었던 때라 마을주민들은 제를 지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참봉벼슬을 맡고 있던 여주 이씨 이두형이 선뜻 논 1000평을 내놓음으로써 거기서 얻은 소득으로 제를 지냈고, 지금까지 기증받은 논을 마을에서 경작하고 있다. 그렇게 100여 년을 넘게 내려온 뜻깊은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후손들에게도 문화유산 가치가 매우 높은 대동샘이 된 것이다. 이에 마을 주민들은 문화재로 지정받아 문화재산이 영구 보존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염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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