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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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 김상구 칼럼위원
  • 승인 2018.07.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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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경영 경쟁과 대응력 지역의 대학 소중한 자산

민주적인 교양사회 건설

저 출산의 영향으로 일부 지역대학들은 신입생들을 다 선발하지 못하는 현상을 여러해 전부터 겪어 왔다. 일본에서도 학령인구의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축소·통합됐고, 노인들만 거주하는 군 단위 동네들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추세가 약 30년 정도 지속된다면, 지역의 많은 대학들과 전라북도 14개 시·군중 10개정도는 소멸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다. 저 출산 문제는 사회구조 뿐 만아니라 국가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태세다.

학령인구가 감소되자 교육부는 대학을 평가해 신입생이 부족한 대학을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을 찍어 퇴출시킬 계획을 짜 놓고 있다. 교육부 자신이 인가했던 많은 대학들이 부메랑이 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0일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해 ‘자율개선대학’과 ‘2단계 진단대학’으로 분류했다. ‘자율개선대학’은 정원감축 없이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있지만, ‘2단계 진단대학’은 정밀진단을 다시 받은 후 정원을 감축해야 하고,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한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학이다. 최종적으로 8월 말 발표되는 ‘2단계 진단대학’에 속할 대학은 정원도 감축해야 하고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이 찍혀 학생지원도 적어질 테니 소위 ‘살생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2023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수가 39만 8157명으로 통계에 나와 있다. 현재의 대학입학정원으로 볼 때 10만 9506명의 신입생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학생이 증가하고 수도권으로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생 수를 감안한다면 지역대학의 학생부족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설 것이다. 대학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니 재정난에 허덕일 것이고 대학의 구조개혁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에서 지역대학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저출산, 4차산업혁명에 발맞춰 미래에 대응책을 내놓는 일이다. 20년간 하버드 대학 총장을 지냈던 데릭 복은 대학경영의 성공비결을 ‘경쟁과 대응력’에서 찾았다. 미래 대응에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과 교수의 변신이다. 어린 학생들이 정보통신기술에 익숙하다보니 대학들은 교수방법 자체를 모바일 기술 기반의 학습자 주도형으로 이동해 가야한다. 초등학생들은 이미 유투브 중심의 학습패턴에 익숙해 있다. 미래 대학은 무크(MOOC · 온라인 공개강좌)를 생산·관리하고 인증하는 기관으로 변해갈 가능성이 크다. 19세기 스타일의 교수방법으로 대학은 바뀔 수 없다. 교수가 교육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지역에 대학은 소중한 자산이다. 지자체에 대학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공무원들의 정책입안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알 수 있다. 지역에서 방학이 되면 대학 주변의 택시와 수퍼마켓, 식당이 썰렁하다. 대학은 지역민들을 평생대학이나 시민대학, 교양대학의 이름으로 대학으로 초대해야 한다. 100세 시대에 인생이모작을 대학에서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대학은 손잡고 지역주민을 위한 새로운 ‘새로운 만남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 그 지역주민은 민주적이고 품격 있는 ‘교양’(culture)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지역의 사립대학을 공영화하여, 국립대와 사립대의 비율을 2:8에서 8:2의 비율로 전환하는 국정과제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학령인구가 절벽으로 다가오는 작금(昨今)에 대학은 변신을 요구 받고 있고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형식적 변화 이전에, 대학은 그 대학 학과들의 학과목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들인지 먼저 되새겨 봐야한다.                                                                                                                                  
디지털 기술로 학습하기를 좋아하는 세대들의 영향으로 대학 교육의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조직이 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조직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기능이 무엇인지?” 항상 먼저 물어봐야 한다라는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말을 누란지위(累卵之危)에 있는 대학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청운대학교도 이러한 논의의 중심에서 비켜 서 있을 수 없다.

김상구 <청운대 대학원장·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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