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스승삼아 마을과 함께 농장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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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스승삼아 마을과 함께 농장을 키우다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1.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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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리키우리 오누이농장
지난해 6월 키우리키우리 오누이농장을 방문한 유치원 원아들 모습.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누에를 길러왔다. 우리나라 잠업은 제2차 세계대전과 광복 후의 정국혼란 및 6·25전쟁으로 인해 쇠퇴하다가 1953년부터 강력한 장려시책으로 뽕밭 면적이 늘었으나 고치생산량은 늘지 않았다. 이후 5·16군사정부의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1962년을 기점으로 하는 제1차 잠업 증산5개년계획으로 성과를 거두었고,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제2차 잠업 증산5개년계획을 과감하게 추진한 결과 1972년 수출액이 1억 달러를 넘었다. 1980년에는 2억44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하고, 1985년에는 2억5600만 달러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잠업은 농가의 부업으로 단순한 옷감 생산의 단계를 넘어 외화획득의 주요산업으로 육성, 발전하게 돼 잠업 양가의 소득 증대와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지만 어느덧 사양산업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장곡면 지정리 역시 누에를 길러왔으나 시나브로 줄어들면서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뻔 한 위기에 키우리키우리 오누이농장 조수영 대표가 몇 년에 걸친 노력으로 잠업산업과 농촌체험을 성공적으로 결합해 각광을 받는 농장이 됐다.

조 대표는 그동안 농업기술센터의 강소농교육 등을 받으며 학교 수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심폐소생술 자격증, 아동요리 자격증, 심리치료 자격증, 원예치료사 자격증, 인성지도자 자격증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홍성교육지원청 Wee센터와 ‘특별교육 및 학업중단숙려제 프로그램지원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증진 도모’와 관련한 협약을 맺고 농촌체험프로그램과 시설 견학 및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지난 5년 동안의 노력이 올해 결실을 맺는 것 같다. 농촌을 알리는 수업을 하면서 무언인가를 꾸준히 하면 내 것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조 대표는 남편과 함께 귀향하면서 농촌으로 시집 와 주부로 남지 않고 남편과, 마을과 함께 하는 전문경영을 시작했다. 농사는 짓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해야 한다는 철학도 그 때 생겼다. 오누이농장은 지난 16일 사회적농업 선도농가 신청을 했다. 조 대표는 “어느 순간 내가 사회적 농업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고 기회가 돼서 신청을 하게 됐다”며 “전문적인 여성농업경영인이 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2016년부터는 충남교육청 텃밭정원교사로 활동하면서 자진해서 총무를 맡아 주기적으로 모임을 운영했다. 농촌의 자원이 모두 수업의 재료가 되기에 아동센터, 방과후교실,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 찾아오는 농가가 됐다. 이에 머물지 않고 조 대표는 지난해 광천에 제본소를 인수하고 기술 배우기에 들어갔다. “내 나름대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기술을 배우는 중이다. 1차 농산물에서 시작해 누에 가루와 누에환 등 가공과 체험까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자녀 셋을 키우고 있는 조 대표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농촌체험을 시작했다. “기존에 있던 마을의 자원으로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마을 어르신들이 나에게는 스승이다.” 

아이들이 오누이농장을 방문, 체험활동을 하면서 오디, 앵두, 오야 등을 나무에서 직접 따 먹기도 한다. 누에가 커가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무에서 과실 등을 따 먹으며 농로를 산책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모두의 미래를 확인해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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