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농촌학교…'전원형 작은학교'로 살린다
상태바
사라지는 농촌학교…'전원형 작은학교'로 살린다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0.03.19 17: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은 학교가 농촌의 희망이다 <1>

갈산초등학교

지난 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012년까지 학생 수 5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를 통폐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지역 내에서도 소규모학교 8개교가 통폐합대상에 올랐다. 하지만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위주의 농촌교육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정책 전환과 함께 농촌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등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농산어촌의 작은 학교가 살아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 희망이 있다는 반증이고, 꿈을 잃어버렸던 농촌에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에 작은 학교를 농촌의 새로운 희망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교들의 우수사례를 통해 그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1. 갈산초 전경 2. 전자칠판을 이용한 최첨단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3. 영어체험학습실에서 다양한 영어체험을 하고 있다.

지역적 특색 살려 머무르는 학교로 거듭나

 

 

 

 

 

 

▲ 김승호 교장
갈산초등학교(교장 김승호)는 1917년 4년제인 갈산보통학교로 개교한 후 지금까지 총 9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때는 학생수가 1000여명에 달해 1957년과 1967년 가곡초등학교와 광성초등학교로 각각 분리되기도 했다. 하지만 농촌지역의 특성상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가곡초등학교(2007년), 용호초등학교(2009년)가 폐교되면서 갈산초등학교로 통폐합됐다. 통폐합과정에서 18명의 학생이 갈산초등학교로 전입했다.

이렇듯 해를 거듭할 수록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김승호 교장의 신념아래 갈산초에 드디어 작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갈산초등학교는 올해 지난해 보다 9명이 늘어난 15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현재 1학년 15명, 2학년 7명, 3학년 17명, 4학년 25명, 5학년 19명, 6학년 24명으로 7학급(특수반 포함), 총 109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다.

갈산초의 작은변화는 2002년 농어촌 지역중심학교로 지정되면서 시작됐다. 농촌이라는 지역성 특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최적의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특수학급을 포함해 1~ 6학년 교실에 있던 기존 칠판을 철거하고, 전자칠판과 수납가구 등을 설치해 인터넷 통신 및 최첨단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한, 돌봄교실, 과학실, 컴퓨터실, 도서실 등 교육시설 전반에 걸쳐 보완하고 증설해 사교육 없는 학교, 찾아오는 학교 만들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면지역에 위치해 영어를 학습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보니 영어교육에 대한 욕구가 높은 학부모들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에 갈산초는 2006년부터 풀브라이트 재단과의 협약 하에 우수한 원어민 보조교사를 확보해 주당 20시간의 영어 교육을 충실히 수행해 오며 영어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영어체험학습실, 영어퀴즈함 설치, 영어동아리 활동, 이색적인 외국문화체험 활동 등을 전개하며 학생들에게 영어접촉시간을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전국100대 영어교육리더학교에 선정된데 이어 올해도 역시 <다양한 영어체험 활동을 통한 영어 의사표현 능력 신장>이라는 주제로 2년 연속 선정되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인근학교와 연계해 영어캠프 운영 등으로 지역의 영어 교육센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학생들의 영어 사교육 비율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신뢰도가 높아져 전학을 희망하던 학생들이 조금씩 학교에 머무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승호 교장은 "아름다운 자연과 적은 학생 수를 갖추고 있는 작은 학교이기에 가능한 교육과정의 내실화와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 및 지역사회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작은 학교일 수록 지역적 특성을 살려 특성화시켜 살려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전원형 작은학교 

갈산초의 이러한 작은 혁명은 학생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지역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 15점을 운동장에 설치 완료해 놓은 상태이며 학교 다목적 강당인 병암관을 평일 저녁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함으로써 농촌지역의 특성상 부족한 체육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학교 뒷산에서 병암산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러한 학교의 작은 변화 속에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무엇보다 동문들의 힘이 가장 큰 지원세력이다.

갈산초 43회 졸업생이며 총동창회장인 김용식 회장은 영산홍 3000본, 벚꽃나무(20년생) 200본을 학교에 기증해 43회 동창회원들과 자모회, 교직원, 학교운영위원들이 직접 식재하며 전원형 작은 학교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듯 농촌학교의 대안은 지역특색을 살린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지역사회를 학교 안으로 자연스레 끌어들일때 비로소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김승호 교장은 강조했다.

 

 

 

 

 

 

▲ 햇살마루도서관.

 

 

 

 

▲ 지역주민들을 위한 운동기구를 설치해 놓았다.

 

 

 

▲ 동문들이 식재한 꽃나무.

 

 

 

▲ 갈산초 병설유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