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떠난 유관순 동상 천안에 새 둥지 틀다”

충남도, 홍예공원 명품화사업 일환 ‘동상 이전’ 추진 천안시, 주민 염원 실현… 예산 낭비 등 ‘논란’도 여전

2025-07-17     한기원 기자
대한민국

[홍주일보 천안=한기원 기자]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20년 내포신도시 홍예공원 ‘독립운동가의 거리’에 세워졌던 7.5m 규모의 유관순 열사 동상이 최근 천안 병천면 탑원교차로에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홍주신문 892호(2025년 5월 29일자) 2면 <내포신도시 홍예공원 독립운동가 동상, 새 둥지>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해당 동상은 충남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김좌진, 윤봉길, 한용운, 이동녕 선생의 동상과 함께 설치됐으나, 이후 대표 선정 기준의 불투명성과 디자인·배치 방식, 독립운동가 간 형평성 문제 등 여러 비판에 직면하며 존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충남도는 지난해 2월 홍예공원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천안시에 동상의 무상 이전을 제안했고, 천안시와 충남도는 각각 공공조형물 심의, 공유재산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 4월 동상 이전·설치를 최종 결정했다.

이번 이전으로 천안시는 기존 탑원교차로에 설치돼 있던 ‘새천년의 상’을 병천면 ‘열사의 거리’로 옮기고, 그 자리에 유관순 열사 동상을 새롭게 설치하게 됐다.
 

‘새천년의 상’은 유관순 열사의 치맛자락이 휘날리는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높이 6m, 가로·세로 5.2m 규모다. 반면 천안으로 이전된 유관순 열사 동상은 높이 7.5m, 가로 3.4m, 세로 3.5m로, 유 열사가 태극 문양을 받쳐 든 형상을 하고 있다.

천안시는 이번 무상이관을 통해 시 예산을 절감하는 동시에 유관순 열사 동상 설치라는 지역민들의 오랜 염원을 이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유관순 열사가 순국한 병천 지역에 동상을 설치하게 된 것은 지역 정체성과 상징성을 더욱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일각에서는 “무상 이전이라지만 실상은 무상이 아니었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도가 유관순 열사 동상 이전·설치에 7000만 원, 천안시가 ‘새천년의 상’ 이전에 5500만 원 등 총 1억 25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 점을 지적하며 “새로 제작하는 것과 큰 차이 없는 비용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민들은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 문제를 짚어야 한다”며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려는 사업이 또다시 행정 난맥상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