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행복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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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행복이란 무엇인가
  • 권기복<홍주중 교감, 칼럼위원>
  • 승인 2014.04.1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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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주변에서 생으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느낀다. 그 이유는 ‘생활이 힘 든다’, ‘취직자리가 없다’, ‘현대사회에 적응이 안 된다’, ‘주변에 사람 하나 없으니 외로워서 못살겠다’ 등등이다. 목숨은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도 너무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과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불행의 질곡인가?
반대 측면부터 살펴보자. 지금부터 2500여 년 전 공자 시대에는 주나라 이전에 있었다는 상과 하(은)나라 때의 ‘요 임금, 순 임금, 우 임금’ 재위시기를 ‘태평성대’라 일컬었다. 세 분 업적의 공통점은 ‘치수(治水)’를 잘했다는 것이다. 그 말은 ‘농업중심사회’에서 치수를 잘하면 곡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온 백성이 배곯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즉 배곯고 살지만 않는다면 그 자체가 태평성대라는 것이다. 그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어떤가?
‘요순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우리들의 생활모습을 보면 기절하여 죽을 것이다. 얼마든지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매 관리한다고 굶는 사람, 비행기나 우주선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 제 힘으로 도로나 바다로 씽씽 달리는 자동차와 배, 기차 등, 스마트폰으로 별별 것을 다 하는 사람들, 뭐든지 하고 싶으면 다 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시대인 오늘날이야 말로 ‘태태평평 시대’가 아니겠는가.
풍요의 시대, 안락의 시대,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대해주는 시대, 인간이 상상했던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된 시대, 인간의 생로병사까지도 어느 정도 마음대로 하는 시대. 어떤 사람들은 오늘날의 세계를 천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사회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지만 그 언제 오늘날만큼 잘 살아본 적이 있었는가? 비록 필자의 짧은 역사적 소견이지만 단 한 번도 오늘날만큼의 풍요로움은 언감생심이었을 뿐이다. 그러니까 오늘날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을 진정 행복하게 여기고 순간순간의 어렵고 힘든 일은 참아내야 한다.
다음에는 찬성 측면에서 살펴보자. 20여 년 전 미국의 경제학자인 갈브레이드는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이 책의 제목은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현대의 인간생활 전반에 걸쳐 이슈가 되었다. 산업혁명 이후 브레이크 없이 달리던 기관차와 같던 자본주의가 어느 순간 ‘경제 대공황’이라는 끝을 헤아릴 수 없는 낭떠러지로 전락했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언제 그와 같은 경험을 또 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경제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이 예측 불가능한 길을 달리는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와 같다는 것이다.
인간 세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형성하는 크고 작은 수많은 톱니바퀴들이 사방팔방으로 연결되어 돌고 있다. 그 중에 어느 하나 톱니바퀴만 어긋나도 인간의 거대한 구조물은 한 순간에 멈춰버릴 것이며 현시대의 인간들은 이 엄청난 사고 앞에서 옴짝달싹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화력(원자력)발전소의 톱니바퀴 하나가 고장난 것으로 치자. 그럼 발전소는 가동을 멈출 것이고 요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전기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다. 결국 발전소의 고장을 고치고 재가동을 하기까지 무한정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조금 오랫동안 지체된다면 인간의 삶은 어떠할 것인가.
요즘은 기계적인, 즉 단순하고 힘이 드는 일은 기계가 다 한다. 사람 100명이 삽질을 하루 할 일을 포클레인 한 대만 작동하면 얼마든지 더 빨리 끝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의 손발로 기계를 조작하지만 앞으로 로봇이 대량화되면 사람은 의중만 내놓으면 될 것이다. 이는 기가 막히게 편리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포클레인 한 대 때문에 100명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들은 그 누가 숙식을 제공해준다고 하여도 인간적인 삶을 박탈당한 것이다.
다시 행복을 생각해 보자. 사람은 무엇으로 행복을 구할 수 있는가? 우리들은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다. 먹고 사는 것에 연연하지 않으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결국 행복은 외부의 사회 환경이 아닌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 즉, 행복이란 내 마음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달려있다. 앞으로는 아무리 바쁜 일상을 살더라도 짬짬이 틈을 내어 ‘나의 행복’을 찾아 내 마음속을 자주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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