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중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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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중심성
  • 변승기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4.12.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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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른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했다.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고. 이 말은 단체생활을 통해서 사람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군대를 가기 전에 있는 여학생, 남학생 즉, 청소년들은 왜 사람이 되지 않을까? 뇌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청소년 시기는 아직 판단, 결정, 계획 등을 주관하는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으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알아보자. 청소년에게는 기본적인 몇 가지 현상이 존재한다. 그것은 개인적 우화, 상상적 청중, 즉 청소년 자아중심성 현상이다.

개인적 우화는 개인적이고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과 사고는 너무 독특하고 특별한 것이어서 타인이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예를 들면, “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폭주를 하여도 나만은 교통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뜻밖의 사고로 죽을 수 있으나 내게는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자유분방한 성관계를 해도 나만은 임신이나 성병에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특별해서 담배, 술 등을 해도 질병에 감염되지 않는다” 사랑에 빠진 청소년이 “자신의 사랑은 특별하고 독특한 경험으로 그 누구도 자기만큼 아름답고 진실한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현상 등이다.

상상적 청중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기 비판적이면서 동시에 자기도취적 성향을 갖게 하고, 청소년이 자신의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만인의 관심의 대상이라 인식하는 것이며,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어 때로는 청소년들에게 위험한 행동에 가담하게 하여 그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정서를 살펴보면, 정서의 기복이 아동기에 비해 넓고 격렬하다. 정서의 변화가 더욱 강렬하나, 직접적인 표출을 억압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성에 대한 낭만적 감상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정서와 더불어 신체적, 인지적, 성적인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면서 정서가 불안해진다.

청소년 자아중심성을 부모나 교사 성인들이 이해하기는 힘든 부분이다. 누구나 비슷한 발달을 하면서 성인이 되지만 막상 성인이 되면 자신의 과거를 잊고 현재 눈에 보이는 청소년들을 비판한다. 청소년들과 대화를 해보면 상식을 벗어나고 현실 인식도 안 되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렇다면 우리 성인들은 이 청소년들을 어떻게 봐야하고 이해해야 할까? 갓난아기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 갓난아기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이 갓난아기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우는 것이다. 배가 고파도 울고 뭔가 불편해도 울고, 그저 운다. 그래도 어머니는 불평이나 답답함을 갖지 않고 알아서 대 해준다.

우는 것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소통 방법인 것을 어머니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는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갓난아기에 비해 몸집도 커지고 생각도 넓어지고……. 이런 것을 통해 성인들은 청소년에게 많은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청소년들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겉으로는 성인과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지만 아직 여전히 성인이 아니다. 남자 청소년이 군대에 가려면 아직도 몇 년이 남아있다. 좀 기다려주자. 아이가 어린이에서 성인이 되려면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말과 행동을 한다고 인정하고 기다리자. 갓난아기를 혼내는 어머니는 없다.

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청소년도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단지 자신도 모르게 몸은 커가고 고민은 깊어지고 감정처리를 하는 방법도 모르고, 성인보다도 오히려 더 답답한 것이 청소년이다. 기다리는 데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화를 내지 말고 그냥 기다리는 것이다. 그냥 아무 조건 없이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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