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면에서 평택~부여간 고속도록 민간투자사업(2구간: 부여-예산) 설명회를 참석하고...
icon 황유순
icon 2016-09-07 11:38:54  |   icon 조회: 5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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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월 6일) 장곡면에서 평택~부여간 고속도록 민간투자사업(2구간: 부여-예산) 설명회를 개최했다. 홍성군에서는 유일하게 천태리 2구(2.8km구간)만 들어간다.

친정엄마가 현재 살고 있고 수십년 산 곳을 떠날지도 모르게 된다는 불안감에 나와 동생도 같이 참석을 했다. 고속도로는 마을 뒷편 천태산 구릉지를 따라 설계되어 있었고... 집 7-8채를 허물게 되어 있었다. 그 중에 친정집도 속하게 되었다. 우리집이 들어간다는 말에 엄마는 흥분해서 소리를 쳤다. 태어나서 엄마가 그렇게 무서울 정도로 흥분해서 소리치는 걸 처음 봤다.(그걸보고 흥분하지 않을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아직 설명회 시작 전이어서 일단 진정을 시키고... 설명회를 듣기 시작!

설명회는 먼저 환경영향평가 부분(대기질, 수질, 소음, 진동, 지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에 천태리 2구(2.8Km구간) 노선도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질의 응답을 받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문제는 질의 응답을 받는 순서에서 발생을 했다.
질문을 한꺼번에 먼저 받고 응답하는 것으로 진행을 했는데 질의에 대한 응답도 형식적이었고... 지금은 폐광된 광산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다. 설계사쪽에서 문헌으로 조사한 내용과 마을에서 실제로 광부로 일했던 주민의 의견이 다른 것이었다.. (설계사쪽에서는 마을까지 광산굴이 내려와 있지 않다고 했고 마을주민은 내려와 있다고 평행선을 달렸다.)

이 문제와 더불어 마을 앞 논으로 지나면 될 것을 굳이 광산이 있었던 천태산을 지나가는 위험을 무릅써, 7-8채의 집이 무너져야하는지 고성이 오가는 속에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마을 앞으로 지나가게 되면 몇 십년씩 살아온 삶의 터전을 무너뜨리지 않아도 된다.)

주민들 각각 흩어져 세부 궁금한 사항을 개별적으로 들었다.
폐광문제는 더 자세히 조사하여 다음 설명회 때 추후 설명이 요구되었고 노선설명회 또한 추가로 요구하는 것이 필요했다.

설명회를 들으며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보였다.
1. 설명회의 목적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이번 설명회의 목적은 환경영양평가에 대한 부분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선도가 나오면 주민들은 당연히 노선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데 그부분에 대한 준비가 소홀했다. 주체측에서는 노선도 설명회는 따로 하면 된다고 했지만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

2. 설명회에 참석한 분들은 노령의 분들이 많았다. 우리 엄마도 70이 넘었다. 그게 염려되어서 사실 설명회에 참석했다. 노령의 엄마가 대응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설명회였다. 당연히 시골 마을 분들이 연령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설명회가 더 자세해야했다.

3. 질의 응답과 준비 형식적이었다.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비용을 고려한 설계라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더 정확하게 납득이 되도록 왜 노선도가 그렇게 그려졌는지 설명을 했어야 했다. 폐광된 곳의 지질검사를 했고 문헌조사를 했다면 그 결과도 들고 왔어야 한다. 말로만 하는 설명을 듣고 주민의 미래와 안전을 담보할 수는 없다.

평화로웠던 동네에 갑자기 들이 닥친 고속도로 건설! 주민들은 고속도로의 건설을 원치 않는다. 설사 원한다 해도 그건 마을 주민의 삶의 공간이 파괴되지 않는 선에서다. 평소에 서해안 고속도로 타며 친정에 빨리 가게 되었다고 좋아했는데 그 고속도로 하나하나에 누군가의 고통과 눈물이 깔린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참담했다.
2016-09-07 11: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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