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에서 본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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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에서 본 학교폭력
  • 범상스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12.02.1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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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러 가지 힘이 있다. 흔히 주먹이라고 불리는 물리적인 힘에서부터 정보의 힘, 권력의 힘, 자본의 힘 등 상대보다 우월적인 입장에 있는 모든 것들을 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힘들이 공익과 전체를 위해 사용되는 것을 정의라 하고, 개인과 특정집단의 이익에 이용되는 것을 폭력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재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비정규직·부자정책·과도한 등록금 등은 우월적 지위를 가진 자들에 의한 폭력이 분명하지만 무한경쟁(약육강식)의 자본주의를 내세워 합리화 시키고 있다.

무차별 무한경쟁의 자본주의를 천민자본주의라고 말한다. 이러한 자본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흰 얼굴의 추장(백인)들을 인디언들은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우리 인디언들은 자연과 같이 사냥을 한다. 병들고 늙은 수컷부터 그리고 하루에 필요한 양 만큼만 사냥을 한다. 설령 덫에 여러 마리가 걸렸더라도 필요한 것 이외에는 어머니인 대지(大地)에 돌려준다. 그런데 백인들은 욕심과 재미로 짐승들을 죽이고, 필요 이상을 잡아서 보관한다고 하지만 결국 썩어버린다. 백인들의 사냥은 머지않아 모든 짐승들 없애고, 어머니인 대지마저 죽일 것이다.

이것은 생산자로 출발한 기업이 유통에 뛰어들어 대형할인매장을 통해 생산과 판매를 독점하고, 그 힘으로 중소생산업체들을 압박하며, 길거리의 순대·떡볶이 집까지 진출하는 부도덕한 거대자본의 모습과 같다고 하겠다.

학교폭력을 말하면서 위와 같은 예를 드는 것은 근본원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지만 독립운동을 테러로 규정하고 일제식민이 조선을 근대화 시켰다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주도한 단체가 대한상공회의소이다. 이들은 자본이라는 물리적인 힘으로 국가의 역사를 왜곡하고,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식민 지배의 가장 큰 이유는 자국생산물의 소비를 확대시키고,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의 수급에 있으며, 지배방식은 식민교육을 통해 지지자들을 길러내어 그들에게 일정한 권한을 부여하여 식민통치를 합리화 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과 미국은 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사업을 지원하는 한편 지배에 이용할 소수의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해서 성적순위의 서열화 교육을 시행했으며, 민족의 정체성을 파괴하기위해 전통종교를 탄압하고 자신들의 종교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지배를 위해 이승만을 선택했으며, 이승만은 국회프락치사건을 주도하여 일제부역자들을 청산하려 했던 ‘반민특위’를 무력화시킴으로서 청산대상이었던 친일파는 친미파로 돌변했고, 반공을 내세워 매국행위를 애국으로 둔갑 시켰다. 이러한 과거사청산의 실패로 인해 해방 이후의 교육과 경제·정치는 여전히 친일·친미부역자들이 독차지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일본군 장교출신인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었고, 현재 그들의 세력을 대변하는 그의 딸은 여전히 대한민국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반공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군 미필자들이 국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이것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정치·경제·교육·종교 등이 가지는 힘(권력)이 친일·친미의 경력을 가진 자와 집단을 보호하거나 대변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폭력사회가 지속되고 있음을 말한다.

이 같은 사회구조에서는 소수를 위한 서열화 교육은 당연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학교폭력근절 대책으로 중·고등학교에 경찰의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왜냐하면, 대학진학률 80%를 감안할 때 대한민국 국민 전부 초등부터 대학졸업까지 16년 동안 자연스럽게 1등에게 순응하고 굴복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친일·친미로 이어오는 기득권 세력들은 그렇게 키운 몇 사람만 장악하면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충성스런 개가 되어 이익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역사인식의 부재는 식민 지배와 똑같은 방식으로 국민들을 지배하는 세력들을 옹호하고 부러워하며, 그들처럼 되는 것이 출세하는 길이며, 사람답게 사는 것이며,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뿐만 아니라 사학재벌들과 교육을 자본창출에 이용하는 사업가들은 이러한 생각을 부추겨서 입시지옥을 만들어내었고, 무조건에 가까운 대학진학은 배운 것 없는 고학력 실업자들을 양산한다.

따라서 학교폭력이라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올바른 역사인식과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혁명에 가까운 사회개혁을 단행하지 않는 한, 학생·학부모 즉, 국민전체가 소수가 휘두르는 폭력에서 벗어 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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