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노년의 삶을 위해 다시 잡은‘장구와 북’
상태바
유의미한 노년의 삶을 위해 다시 잡은‘장구와 북’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3.0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연히 접한‘버드리’공연으로 삶의 활력 찾은 조성숙 씨
현대음악에 빠른 장구타법 접목, 건강도 챙기는 취미생활

공연계에서 최근 복고풍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장터의 흥을 돋우던 품바를 대형 무대 콘서트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다. 각설이 공연을 뜻하는 품바는 우리나라의 토종 공연 문화로, 지금까지 수많은 품바의 입담과 타령으로 서민 속에 뿌리를 내린 공연 장르다. 품바 공연은 아이돌로 대변되는 디지털 대중문화시대에서 소외돼 갈 곳 없는 7080 실버세대의 문화적 욕구가 분출된 것으로 최근 트로트 열풍과 함께 맥을 같이 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품바 공연을 선보이며, 열정적인 무대 매너와 구수한 입담으로 열혈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버드리’식 공연을 홍성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버드리’가 선보이는 국악 연주법을 터득한 조성숙 씨가 자신이 배운 것을 토대로 홍성에 학원을 열고 수강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오는 4월이면 개원 1주년을 맞이하는 ‘버드리아카데미 홍성분원’의 조성숙 (분)원장은 요즘 매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쾌한 음악에 양팔을 크게 움직이며 율동과 함께 온몸으로 장구를 치며 내는 소리가 좌중을 장악하는 버드리식 장구타법 공연은 모르고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넋을 잃고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조 원장도 ‘버드리’를 알게 된지는 불과 3년 정도지만, 어떻게 하면 유의미한 노년의 시기를 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던 조 원장에게 ‘버드리’는 한여름 청량수 같은 존재였고, 어느새 ‘버드리’의 열혈 팬이자 전도사를 자처할 정도가 됐다. “유튜브를 통해 2016년 어느날 ‘버드리’라는 사람이 장구치고 노래 부르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고령화 사회이다 보니 노인들이 오래 사는 모습을 보게 됐고, 노년을 좀 더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때 노래하면서 장구를 치며 공연하는 ‘버드리’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고, 2017년 4월부터 주저 없이 버드리식 장구타법을 배우기로 결심했어요. 또한 당시 제가 갱년기여서 그런지 체중이 늘고 건강도 문제가 있었는데, 버드리식 연주법으로 연습하면서 건강도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율동을 곁들인 장구연주가 땀을 많이 나게 하고 노래도 배울 수 있어 제겐 버드리식 국악연주가 다른 무엇보다 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버드리’의 매력에 빠진 조 원장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즉시 실천에 옮겼다. “홍성읍 홍고통 한 건물에 연습실을 임대해 당시 6명이 모여 음향시설과 거울 등을 설치하고 선생으로 ‘버드리’ 동생 ‘버찌’를 모셨습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6개월간 속성으로 필요한 타법을 배웠죠. 처음엔 5가지 장단을 하나씩 배웁니다. ‘막난타’를 익히는 것이 목표인데 그 과정에 연습용 작품 서너가지를 배우게 되죠. 속성과정을 마친 후 남편의 도움으로 남편 회사 사무실에 연습실을 꾸리고 연습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저희를 가르쳤던 ‘버찌’ 선생으로부터 분원 개설권유를 받고 ‘버드리아카데미’ 이름으로 지난해 4월 정식으로 개원했습니다. 홍성은 8번째 분원입니다.”
조 원장이 말하는 ‘버드리’와 ‘버찌’는 자매지간으로 각각 최현숙 씨와 최현미 씨의 예명이다. 장구와 장단에 대한 조 원장의 애정은 부친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부친이 상쇠, 상여 요량잡이도 하셨습니다. 어릴 적 부친으로 들은 국악 장단이 저도 모르게 제 몸에 각인됐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젊었을 때 풍물을 했던 경험이 지금 다시 잡은 장구와 북을 낯설지 않게 했던 것 같습니다.”

점점 나이는 들어가는데 마땅한 취미생활을 찾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조 원장이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버드리’식 장구연주가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혹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연락해 보시라(010-3431-2410), 친절한 조 원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