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YMCA의 역할,“혼자하면 못하는 것들을 엮어내는 일”
상태바
홍성YMCA의 역할,“혼자하면 못하는 것들을 엮어내는 일”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5.1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YMCA 정재영 사무총장. 현재 그는 변화된 지역사회의 요구와 목소리에 부응하는 홍성YMCA의 역할을 찾기 위해 ‘사회적 자본의 발굴과 유통’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변화된 지역사회에 부응하는 역할 찾는 홍성YMCA 정재영 사무총장
YMCA가 과거 홍성 지역에서 수행했던 방식의 리더십에 한계 봉착
사회적 자본의 발굴과 유통, 욕구와 욕구를 연결하는 교량역할 해야

 

“홍성지역을 하나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앞으로도 지역공동체와 홍성YMCA의 회원운동체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홍성YMCA가 지나온 정체성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소통을 해야한다.”
홍성YMCA가 지난해 창립 50년을 기념해 발간한 ‘홍성YMCA 50년사’에서 홍성YMCA 정재영 사무총장이 최근 10년간 홍성YMCA 내부 조직의 진단을 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정 총장은 최근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무게를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성에서 반세기의 역사를 아로새겨온 홍성YMCA가 그동안 지역사회와 소통을 못했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다. 오히려 홍성YMCA는 과거 군사독재 정권과 권위주의 정부시절에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를 박탈당한 민초들을 대변해 홍성지역에서 농민 권익향상, 교육민주화, 정치민주화, 지방자치, 인권, 환경, 소비자보호, 통일운동에 중심에 있었고 자신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임에 충실했다.

그렇다면 정 총장이 강조하는‘지역사회와의 소통’은 어떤 의미일까? 홍성YMCA가 어떤 ‘소통’을 하길 원하고 있는 것일까? 홍성YMCA가 지역사회와 함께 50년이라는 시간을 거치는 동안 지역민들의 요구사항들도 더 다양해지고 변화했다. 과연 새로운 50년을 향한 홍성 YMCA는 지역주민들의 시대적 요구에 어떻게 부응해 갈 것인가? 정 총장을 만나 홍성YMCA의 이유있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대가 바뀌었다. 홍성YMCA도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한다.
이를테면 YMCA가 2000년대까지는 깃발들고, 반대운동을 많이 하질 않았나? 그런데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당시 정부가 시민들의 말을 안들었기 때문이질 않나? 그래서 교수, 변호사 같은 사람들이 YMCA같은 시민단체와 함께 시민들의 요구를 대신해 목소리를 냈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그렇게 활동하던 사람들이 시민단체에서 국가 공무원으로 대거 빠지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시민단체가 지역사회에서 리더십을 잃었던 측면이 있다. 지역사회에서 시민단체의 필요성을 약화돼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YMCA가 여러 종류의 활동을 하는 단체이다보니, 몇몇 탁월한 리더를 중심으로 운영되다 리더의 공백이 생기면 조직도 함께 위축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YMCA가 워낙에 여러 종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는 단체이다보니 지역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리더십의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됐다.

■ 사회적 자본의 발굴과 유통, 주고 싶어하는 사람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엮어내는 역할
❍ 사례1. 폐가가 귀농귀촌 청년들의 보금자리로 변모할 수 있게끔 교량 역할

욕구를 보고, 그 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링크를 걸어주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알게 된 8명 정도 되는 청년그룹이 있다. 홍성에서 이러한 청년들이 정착하는데 제일 어려운 것이 인맥이 없다는 것이다. 이 친구들은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보를 어디서 구해야할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알려야하는지 잘 모르면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 친구들이랑 품앗이개념, 협동조합개념으로 같이 시작한 일이 있다. 귀농귀촌한 청년 커플이 있는데, 월세 10만원짜리 폐가를 구했다. 이 친구들을 위해 홍성YMCA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를테면 홍성에는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집을 고쳐주는 사업을 하는 분들이 있다. 박소진 주거복지센터 소장이 그런 사람이다. 그 분한테 부탁해 청년들이 주거공간에 장판, 싱크대, 도배 등의 집수리를 해 줄 수 있도록 연결했다. 
그리고 마침 건축 폐기물 사업을 하시는 분과도 연결시켜줬다. 동양에너텍 민성기 대표의 사업장에 가면 건축물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제법 쓸만한 물건들을 건질 수 있다. 그곳에서 냉장고 같은 물건을 귀농귀촌한 청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서로를 연결시켜 만나게 해주다 보니 폐가였던 곳이 주거가 가능한 집으로 변모됐다. 
찾아보면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 무언가를 필요로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싶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 둘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홍성YMCA가 했다. 서로 모르고 있으면 방치돼 버리고 마는 것인데… 이런 욕구와 욕구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YMCA가 하는 것이다. 엮어주는 역할…

❍ 사례2, 방치된 자전거 재생산 업체와 취약계층 아이들을 연결하는 일. 작은 노력으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장곡면 오누이권역엔 자녀를 둔 네 가정이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자전거가 없는 취약계층의 자녀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을 졸졸 따라다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마침 같은 마을의 한 주민이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아파 저희 쪽에 자전거를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아산에 ‘어울림’이라는 사회적 기업과 연결해줬다. 방치된 자전거를 수거해 재생산해 렌탈하는 업체다. 그쪽에 부탁해 자전거 6대를 갖고 오누이 권역에 전달했다.  

❍ 사례3. 이제 막 출발한 홍성의 청년기업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홍보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일
홍성의 청년기업 ‘와우네’와 홍성의료원의 연결도 마찬가지다. 이제 막 시작한 청년기업 ‘와우네’는 자신들의 창업이념, 직접 개발한 메뉴와 그 상품의 가치를 알리는게 절실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홍성의료원에 자신들이 만든 샐러드를 기증하고 싶다는 의향을 홍성YMCA쪽에 알려왔다. 간호사들이 야식으로 라면을 먹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것이다. 
홍성YMCA는 코로나 시국과 연계시키는 안을 생각했다. 코로나 시국에서 교회가 잘못한 것도 있지 않나? 그래서 홍성 지역의 5개 교회를 섭외해 10만원씩 후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홍동에 유기농 작물을 구입해 샐러드를 만들어 홍성의료원 의료진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유통된 돈은 이 친구들 돈까지 60-70만원 정도밖에 안되지만 이같은 일이 일어나고 이를 통해서 창출되는 무형의 부가가치는 들인 돈을 훨씬 상회할 것이다. 공익적인 가치가 창출된 것이다. 혼자하면 못하는 것도 같이 하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엮어내는 것이 홍성YMCA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홍성YMCA가 과거 이 지역에서 맡았던 방식의 역할을 고수할 수 없다. 시대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변화된 시대에 사람들의 요구사항들도 자연스럽게 달라져 있다. 50년 역사를 발판으로 새로운 반세기를 향한 출발선에 있는 홍성YMCA는 앞으로 과거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그리고‘여기서’벌어지는 시대적 요구와 그 목소리에 홍성YMCA가 감수성을 갖고 귀여겨 들어야 한다. 지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서부터 홍성YMCA의 역할은 시작될 것이다.


함께사는세상   인터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