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며 민주주의 사회라야 인권이 논란의 대상이 된다. 독재사회에서는 인권이 말살되며 인권에 대한 논의조차 있을 수 없다. 북한의 인권을 논하려면 먼저 북한의 독재에 대하여 말해야 하는 것이 순서이며 북한의 독재에 대하여 말하려면 북한이 독재체제로 된 원인과 독재체제를 뒷받침하는 구실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말해야 한다.
북한의 독재는 공산주의에서 당연시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근본적인 모순과 원인이 있지만 이것이 김일성의 독재로 변질되고 김일성일가의 독재로 세습된 데에 더 큰 원인이 있다. 그러므로 북한독재의 핵심은 김일성일가의 존재이며 둘째로는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남한의 독재정권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구실이 된다.
즉, 북한에서의 남한에 대한 전쟁도발위협은 북한의 독재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내부결속용이었으며 남한에서의 북한에 대한 적대감의 고취와 규탄은 화해와 평화를 주장하는 민주세력을 윽박질러 독재에 대한 저항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작용하는 반면 북한에 대하여는 군중대회를 유발시켜 오히려 북한에서의 공산체제에 대한 저항의 싹을 잘라버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진실로 북한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먼저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생각해야 한다. 남북의 분단과 상호비방이 남북한정권의 독재화의 원인인 것이다.
북한의 인권은 공산독재에 저항할 수 있는 북한인민에 의한 북한의 민주화에 달린 문제이며 남한의 민주화가 이러한 북한의 민주화를 돕는 길이다. 남북의 민주화가 바로 통일의 길인 것이다. 북한의 인권에 대하여 선동하는 세력은 되살아난 독재 권력의 유지 강화를 위하여 남북의 평화를 위협하고 분단을 고착시키는 세력이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주장하는 것을 북한추종이라고 하는 것은 의로운 사람에 대한 모함이다. 남에서든 북에서든 또는 어느 시대에서든 독재와 노예의 사슬을 끊지 못하는 것은 자신만이 살기 위하여 무조건 세력과 체제를 따르는 비겁한 사람들 때문이다.
만일 남북 간에 전쟁이 재발한다면 이것은 6·25전쟁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오늘의 남한사회는 급속하게 도시화된 현실에서 아파트는 물론이고 시골까지도 대부분의 가옥구조가 전기화, 수도화, 가스화된 생활양식에서 전쟁이 난다면 우선 물부터 먹을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당장 먹고 배설하는 데에서부터 문제가 생긴다. 6·25 때와 같이 피난갈 곳도 없다. 전기화, 전산화된 모든 산업시설은 일시에 마비가 된다. 사회불안을 조성하려는 것도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것도 아니다. 전쟁이 발생했을 때의 구체적 상황을 생각해서 전쟁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자는 것이다.
전쟁이 나면 미국이 우리를 대신하여 죽어주는가? 미국을 하늘같이 믿으면 남한 땅에는 한방의 폭탄도 떨어지지 않는 것인가?
전쟁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과 자기 가족부터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수립처음부터 무력통일을 주장했던 대통령이 전쟁이 터지자마자 제일 먼저 피신했던 이승만의 예에서 보았듯이 먼저 미국으로 도망갈 궁리부터 하는 사람들이 전쟁을 주장한다는 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으며 이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사람을 죽음의 길로 내모는 최악의 범죄인 것이다.
북한의 인권을 진정으로 염려하고 나라의 통일을 원한다면 흡수통일 전의 서독이 동독을 도와주었듯이 남한이 북한을 조건 없이 도와주어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불의한 두 권력자를 추종한 남북의 독재정권은 태생적으로 불의한 정권이었다. 이제는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정권은 남이든 북이든 모두 불의한 정권인 것이다. 상대를 비방하는 행위는 대결과 전쟁을 불러들이는 것이며 전쟁을 전제로 안보가 문제되는 것인데 독재자는 이 안보를 이유로 다시 또 상대를 비방하지 않을 수 없게 유도하여 통일을 방해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북한의 인권을 규탄하는 것은 북한의 인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 평화 독재추종세력의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남북 간에 평화이상의 인권은 없고 평화이상의 안보는 없다. 남북의 평화와 우리나라의 장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 바로 여러분의 투표하는 손에 달린 것이다. 자신들의 기득권과 탐욕을 위하여 민족의 운명에 도박을 거는 세력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것인가?
충무공이 살아계신다면 남북대결을 조장하고 북한을 쳐부수었을까? 동족간의 전쟁을 막고 평화의 길로 나가는 것이 바로 충무공의 유비무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