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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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 김민식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1.04.1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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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에 출산율이 인구대체율 2.1명 아래로 내려가자 인구감소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040년대에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하더니, 출산율이 더욱 하락하자 2036년부터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16년에는 2029년으로 더욱 앞당겼다.

이렇게 말로만 떠들 던 인구 감소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2019년 11월 출생아수는 2만 3700명인데 사망자수는 2만 5400명으로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웃돌았다. 그 후 지금까지 어느 달도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를 추월하지 못했다. 그 결과, 2020년에는 출생아수가 27만 5815명으로 사망자수 30만 7764명 보다 3만 1949명 적었다. 주민등록인구는 2019년 5184만 9861명에서 2020년 5182만 9023명으로 2만 838명 감소했다. 2019년 11월을 기점으로 드디어 인구가 감소하는 쪽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튼 것이다. 

역사상 전쟁 또는 역병 등으로 일시적으로 사망자가 출생아 보다 많았던 적은 있었지만, 아무런 사건 사고가 없는 시대에 출생아수가 사망자수를 밑돈 것은 처음이다. 고조선시대의 수십 만의 인구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5184만 명으로 증가했는데, 이제 감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러한 인구감소는 정부 예측보다 9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통계청에서 2065년 출생아수를 26만 명으로 예측했는데, 2020년에 27만 명을 기록한 것이다. 5년 전에 예측한 출생아수가 무려 45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이러한 빠른 인구감소의 시작은 예상된 것이다. 사망자수는 계속 증가하는데,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1970년대 초 100만 명이던 출생아수가 2017년에는 40만 명대가 무너지더니 불과 3년만에 30만 명대가 무너진 바와 같이 출생아수가 빠르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눈덩이가 그러하듯 처음 몇 년간은 인구 감소폭이 작을 것이나, 베이비붐 세대가 70대 초반이 되는 2028년이 되면 사망자가 40만 명을 넘어서고, 2037년에는 50만 명, 2044년에는 60만 명, 2050년에는 7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반면에 출생아수는 20만 명도 안 되어 매년 50만 명씩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번 시작된 인구감소가 언제 끝날 것인가? 인구가 몇 명 남을 때까지 지속될 것인가? 모든 변화가 그러하듯 상상하지 못할 혁명적인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인구감소가 지속될 것이다.
인구 감소는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가? 

인구가 크게 감소해 호랑이·곰·늑대·들개 등의 산짐승 때문에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없으며, 혼자서는 논 밭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고, 도적떼가 많아 혼자서는 다닐 수 없게 되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시작할 것이다.

교통과 의료보험, 교육, 치안 등의 사회 인프라가 붕괴돼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질병이 있어도 제대로 치료받을 수 없게 되면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게 돼 아이를 낳을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권력을 독점해 지독한 차별과 억압을 받게 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될 것이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노예가 되면 다시 아이를 많이 낳게 될 것이다. 현재는 과거에 비해 전쟁이 없는 시대이지만, 인구가 줄고 국력이 쇠하면 반드시 전쟁을 맞이하게 된다. 인간은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본성이 있기 때문에, 허약해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없을 정도가 되면 이웃나라는 군침을 흘리게 되기 때문이다.

인구감소의 끝은 모두 비참하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은 미래를 직시해야 할 것이며, 정부는 혁신적이고 실효성있는 정책으로 출산율을 올려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김민식 <두리저출산연구소장·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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