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의집 개관 10주년 학술심포지엄, 고암미술상 제정 10년… 새 옷 입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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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집 개관 10주년 학술심포지엄, 고암미술상 제정 10년… 새 옷 입게 될까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9.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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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수상자 선정, 격년제 운영은 긍정평가
학술·평론, 사진, 조각 등 수상분야 확대 의견
사진 왼쪽부터 윤후영 학예사, 김학량 명예관장, 이윤희 학예과장, 김종길 감독.

이응노의집 개관 10주년 학술심포지엄이 지난달 28일 이응노의집 전시관 중앙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석환 홍성군수, 이종화 충남도의원, 성완경 인하대 명예교수, 김종길 DMZ아트프로젝트 전시예술감독 등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개회식에 이어 김석환 군수의 환영사, 이태호 이응노의집 운영위원장의 인사말, 성완경 교수·김종길 감독·이윤희 학예과장·윤후영 학예연구사의 발표·발제, 수상작가 종합토론, 김학량 이응노의집 명예관장·류철하 이응노미술관 관장의 질의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성완경 교수는 ‘이응노의 동과 서, 남과 북-새 노랫길을 위한 메모’라는 주제로 이응노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아우르는 동양과 서양, 남북 분단에 대해 설명했고, “미술은 반드시 보는 사람과 함께 나누는 형식이어야 한다. 이것은 미술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응노 화백의 작품인 ‘군상’ 시리즈와도 연결 지어 설명했다.

이어 김종길 감독은 이응노 화백의 옥중 조각 작품에 대해 말하면서 “이응노 화백이 옥고를 치르게 된 배경인 ‘동백림 사건(동베를린공작단사건, 1967년 7월 8일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발표한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한 북괴 대남적화공작단 사건’)’은 이응노의 작품세계가 통째로 뒤집히게 된 계기”라고 주장했다.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은 “고암미술상이 이응노의 작품을 지금보다 더 확장해서 해석할 수 있는 작가와 연구자들이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돼줬으면 한다”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안전한 수상자 선택보다는 이응노라는 사람이 가졌을 고민과 작품의 방향이 맞닿아 있는 작가들을 선정하는 것이 상의 취지에도 부합되고, 화제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학예과장은 고암미술상이 여성작가들에게도 문호가 많이 개방돼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페미니즘 양상을 강하게 보이던 정정엽 작가(4회 수상작가)가 이응노 미술상의 수상작가로 발표됐을 때 이응노를 한국화 방향으로 몰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이들에게는 파격적인 결과였을 것”이라며 “이 선정은 상당히 유쾌한 부분이고, 이처럼 고암미술상이 이응노의 작품세계처럼 제한보다는 확장의 방향성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후영 충남미술관건립팀 학예연구사는 “고암미술상이 격년제로 운영돼 배출 작가가 적은 것은 마케팅 전략에서 희소가치성을 담보하는 역발상이고, 상의 남발로부터 거리를 두고 지속적으로 지켜야할 시스템”이라고 말하며 “현재 작가상만 운영되고 있는데, 대전이응노미술관과 공동으로 학술·평론상과 전시기획상을 종합화해 운영한다면 미술상의 위상이 한 층 더 격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윤 연구사는 “수상분야를 사진, 조각, 공공미술, 다큐멘터리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고암미술상 수상 작가들(1~5회)은 “고암미술상이 2014년부터 추천제에서 공모제로 변화하면서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잘 보장되고 있다”, “응모방식을 더욱 자유롭게 확대해 수상 작가를 늘렸으면 좋겠다”, “수상 작가들이 새로운 작업을 할 때 상금과 별개로 작업 보조금이 지원되기를 희망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응노의집 개관 10주년을 맞아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응노의 열린 작품 세계와 확장의 방향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던 만큼, 이번 행사가 고암미술상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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