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진딧물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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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詩] 진딧물 여사
  • 윤주선 <홍성군산림조합장·한국문인협회 회원>
  • 승인 2021.11.1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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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동생네 조카가 네 명이다
올망똘망
육학년에서부터 일학년까지
모두가 초등학생

월요일 학교가는 아침이면
어디다 놓았는지 책가방 찾는 첫째
두리번거리다
무얼찾는지 두눈이 휘둥그레진 둘째
곰곰이 생각하다가 준비물 빠트려
버린걸 알고 막내가 울어버린다
엉거주춤 가방을 둘러메고 서있던 셋째가
측은 하다는 듯이 내려다볼 때
약간 가는귀먹은 할머니가 큰소리로 물어본다
쟤 왜운댜?
준비물!
셋째가 막내에 말을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전한다
준비물!
뭐라고?!
준비물이래요
할머니가 못알아 들은듯 다시 되묻는다
진딧물!!
진딧물?~!!
진딧물이 어쨌다는거여?
방금까지 울던 아이도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쳐다보던 셋째와 멍하니 마주본다

그 후로 할머니는 진딧물
여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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