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특별기획]다섯 살 홍주신문 5色 찬란한 인생을 ‘응원’하다

중계리에 어둠이 내리면, 우리들의 낮보다 아름다운 그들의 화려한 밤이 시작된다.
목요일 저녁 오후 여덟시면 중계리 506-9번지에 위치한 20평 남짓한 새로운 연습실에 하나 둘씩 그룹사운드 ‘노래마을’의 멤버가 들어선다. 매주 한 번씩 모이는 다섯명은 그들이 젊은 시절 즐겨듣던 락, 발라드, 부르스 등의 밴드음악을 함께 연주하고 있으며, 가끔씩 주변의 지인들을 초청해 작은 음악회를 열고 있다.
그룹사운드 ‘노래마을’은 유창조(60. 기타) 씨를 촌장으로 원년멤버인 임환철(60. 드럼), 김성욱(56. 세컨드기타) 씨를 비롯해 임경미(40. 신디사이저), 정낙훈(40. 베이스) 씨 등 총 5명의 멤버로 구성돼 있다. 흔히들 일컫는 그룹사운드의 리더 격인 유 촌장은 “그룹사운드에 있어 다섯명은 최상의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최소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유 촌장에 따르면 노래마을은 올해로 13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유 촌장을 비롯해 원년멤버인 임환철 화백과 김성욱 씨가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그 외로 수많은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노래교실을 스쳐지나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얼핏 보기에도 멤버들의 합주실력은 여느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뛰어넘는 원숙함을 뽐내고 있었다.
즐겨 연주하는 곡이 있냐는 질문에 유 촌장은 “에릭클랩턴이나 C.C.R을 좋아하고, 우리나라 7080세대들이 즐겨 들었던 ‘나 어떻해’ 같은 발라드 곡들도 즐겨 연주한다”고 말했다.
사실 노래마을 멤버들의 말수는 꽤나 적은 편이다. 연습실에 들어서자 간단히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각자의 자리에 앉아 악기를 꺼내 신중히 조율을 하고 악보를 가다듬었다. 주로 하는 대화들도 악기 구입에 관한 것이나 곡 해석에 관한 것들이었다. 간단히 사진촬영을 마친 멤버들은 유 촌장의 리드에 이끌려 익숙한 곡을 맞춰보기 시작했다.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제목은 모르는 흘러간 팝송이다. 어느덧 곡이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달아가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손뼉을 치게 되는 흥겨움이 넘쳐흐르며 연습실의 공기가 색다르게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다섯 명의 멤버가 내뿜는 오색빛깔 색다른 음악에의 열정이리라 짐작해본다.
바야흐로 중년밴드 열풍인 시대라고 한다. 추억을 향유하는 중년들의 또 다른 방법일 것이다. 이런 중년밴드, 혹은 직장인 밴드 열풍 이전에 홍성에는 ‘노래마을’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지금도 그들의 화목한 연습실에서 음악을 공유하는 순수한 아마추어 그룹사운드 ‘노래마을’이 오랫동안 건재하며 홍성 그룹사운드의 전설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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