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어 즐거운 인생, 직장인밴드 ‘박하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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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있어 즐거운 인생, 직장인밴드 ‘박하사탕’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6.28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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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당신이 희망입니다] 3. 의사, 약사, 증권사 직원, 바리스타…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한마음

홍주신문이 창간 5주년을 맞아 ‘아름다운 당신이 희망입니라’라는 주제로 삶의 희로애락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터전을 일구고 있는 ‘착한 이웃’들을 만나 그동안의 여정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결성면 교촌마을 부석만·노인옥 부부
② 거북이마을에 활력 불어넣는 청년귀농인 길익균 씨
③ 음악이 있어 즐거운 사람들, 직장인밴드 ‘박하사탕’
④ 일상에서 작은 행복만드는 청운관 김기원·정영숙 부부
⑤ 사랑과 봉사 실천하는 행복한 염습사 김달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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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열심히 일한 직장에서 퇴임을 앞둔 조 부장, ‘만년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단 채 치고 올라오는 후배에게 밀리면서도 처자식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그동안 가까스로 버텨온 그에게 이루지 못한 꿈이 있으니, 바로 열정적으로 스틱을 두드리는 드러머가 되는 거. 알고 보니 조 부장 주변에는 훌륭한 색소폰 실력을 갖춘 김 부장이 있었다. 그뿐 아니라 매일 보는 회사 경비에게는 출중한 기타 실력이 있었고, 뺀질이인 줄 알았던 박 과장에게는 보컬의 피가 끓고 있었다. 이렇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뭉친 중년 4인방은 남몰래 밴드를 결성해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 영화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줄거리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직장인 밴드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 요즘엔 영화나 방송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직장인들끼리 뭉쳐 아마추어 밴드를 결성하고 함께 공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밴드 ‘박하사탕’은 이인화(다나소아과 원장. 55. 드럼), 최상훈(밝은약국 약사. 37. 일렉기타), 송현섭(한화증권 홍성지점. 33. 베이스), 안태수(바리스타. 31. 보컬 및 키보드) 평범한 직장인 남자 4명으로 구성된 4년차 밴드로 이미 2회의 정기공연을 마친 실력파 밴드다.

사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밴드 활동을 병행하기란 녹록하지 않은 일이다. 실력을 닦기 위해 꾸준히 개인적으로 연습을 해야 하고, 각기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합주 연습을 해야 한다. 연습을 위해 야근 횟수를 줄이다 보니 눈치도 보이고, 주말에도 연습실에 나오다 보니 가족의 섭섭함도 커져만 간다.
하지만 많은 직장인 밴드들이 이런 고충이 있는데도 밴드 활동을 계속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인화 원장은 “나이 50이 넘어 드럼을 배우면서 새로운 인생을 맛보게 됐다. 그저 지금보다 좀 더 재미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대학시절 그룹사운드 활동 경험이 있는 최상훈 약사와 의기투합해 밴드를 결성했다. 아마 음악에 대한 열정이 평소 가슴 속에 꿈틀대고 있었던 것 같다”며 껄껄 웃는다.

고집 센 네 남자가 만나니 이런저런 의견 충돌도 많았을 터. 하지만 음악은 그들을 하나로 묶었다.
“리더인 이인화 원장님을 중심으로 선곡이나 곡 해석, 공연 일정 등을 최대한 서로 대화로 풀어갑니다. 직장인 밴드들은 멤버 구성이 자주 바뀌는 편이라 팀에서 구성원들 간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최상훈 씨는 설명했다.

△ 왼쪽부터 송현섭, 이인화, 최상훈, 안태수



네 명 모두 직장인 밴드를 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시간’이라고 말했다.
“바쁜데도 불구하고 직장인 밴드를 할 수는 있지만 직장인 밴드는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한다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여유’라는 것이 물질적인 여유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라고 송현섭 씨가 덧붙였다.

‘박하사탕’은 오는 9월 15일 음봉초등학교에서 제3회 정기공연을 가질 예정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경 예산 의좋은 형제 공원 주변 연습실에 모여 땀을 뻘뻘 흘리며 새벽까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공연에서는 화환 대신 후원금을 받아 농촌지역 어린이를 도울 장학기금을 마련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갖고 있다.

“직장인이다 보니 상사나 주변 동료들의 도움이 매우 중요한데, 뒤에서 응원을 해주시는 윤경삼 지점장님께 이 기회를 통해 감사하단 인사를 전한다”며 깜찍 애교 발언을 하는 송현섭 씨는 “앞으로도 완성도 있는 멋있는 음악으로 항상 새로워지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고, 올 여름엔 예쁜 여자 친구가 생겼으며 좋겠다”는 작은 소망(?)도 드러냈다.

이인화 원장은 “음악을 연주하고 무대에 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하루하루 신명난다. ‘할아버지 드러머’라고 불리더라도 오래 밴드활동을 하고 싶고 우리 ‘박하사탕’이 대를 이어 영원히 건재하길 바란다”며 밴드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막내 안태수 씨는 “우연한 기회에 밴드에 참여해 음악이라는 공감대 형성으로 모였지만, 결국 사람이 좋아서 고단하더라도 계속 함께 가는 것 같다”고 밝힌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밴드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시작하라”고 충고했다. 실력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하사탕’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대환영이라며 곧장 문(cafe.daum.net/burt)을 두드릴 것을 당부했다.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공유할 때 느끼는 희열을 사랑하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이들은 오늘도 잊었던 꿈을 찾아 밴드와 함께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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