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 성공적 개최 원인과 보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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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 성공적 개최 원인과 보완점
  • 최봉석(2012홍성 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 축제팀장)
  • 승인 2012.06.28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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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석(2012홍성 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 축제팀장)
우리나라 각 지방엔 각종 축제가 참 많다. 지방자치제도가 본격 시행된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토록 많은 축제 중에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축제는 그리 많지 않다. 아울러 지자체들이 축제를 여는 목적인 외지인 내지 외국인의 방문 역시 상당수 축제에서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국내 많은 축제들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축제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개최를 하고 그 주체는 누구인지 명확해야만 축제는 성공할 수 있다. 축제란? 말 그대로 축하하고 기뻐해야 하는데, 무엇을 누가 축하하고 재밌게 놀지 결정돼야만 사람들이 모여든다. 국내 많은 축제들은 외지인이나 외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많은 돈을 들여 초대형식으로 축제의 규모를 키우려했고, 예산낭비란 비판에 직면하곤 했다. 외지인이나 외국인이 공감하기 힘든 내용이지만 같은 지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작고 내실 있는 축제로 만든다면 그 또한 멋진 축제임에도 다방면의 시각에 의해 무시되기 일쑤다.

축제의 평가
축제의 목적과 주체란 측면에서 2012년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충청남도 홍성에서 열린 2012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은 명확한 내용을 갖추고 있었다. 오카리나 연주를 듣고 자신의 연주솜씨를 뽐내고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고, 오카리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재밌게 놀고 축제에 참여하는 주체들까지 명확했다. 목적과 내용이 명확했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용도 그에 따랐다. 그래서일까. 국내외에서 약 1만5000여 명이 국제적으로는 물론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홍성을 찾았다. 일찍이 홍성에서 축제를 통해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고 전 세계 유명 연주자들이 모두 참석한 축제가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100% 민간주도로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지방 소도시에서 국제축제를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의구심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축제는 성공적이었다.

축제의 성공요인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원인은 뭘까?
첫째는 축제의 주제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오카리나 연주를 즐기고 오카리나 악기를 자랑하는 등 축제의 주제가 단순하면서도 집중적이었다. 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것저것을 끼워 넣으면 축제는 본래 의미를 잃어버리기 일쑤다. 그 점에서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은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의 성공은 관이 개입하지 않고 민간이 주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둘째는 주최 조직의 신뢰도다. 주최 조직은 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 추진위원회였지만 그 바탕에는 세계적인 오카리나 제작 브랜드이며 국내 오카리나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홍성의 토착기업인 <노블 오카리나>였다.

노블 오카리나는 오카리나 전문 제작업체로서 상당한 품질의 오카리나를 제작할 뿐만 아니라 오카리나 문화보급에 앞장서 국내외 연주자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왔다. 연주일정이 바쁜 전세계 연주자들이 일시에 한국의 소도시를 방문할 수 있었던 데는 노블 오카리나의 신뢰도가 바탕에 깔려 있다. 신뢰도란 곧 노블 오카리나가 오카리나계의 초일류기업이란 결론을 가진다.
노블 오카리나는 그동안 전문분야에 대한 열정과 순수한 의지만 있다면 한국 소도시에 있는 기업도 세계일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셋째는 축제의 독보성이다.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오카리나페스트벌이 열리기는 하지만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 만큼의 규모는 아니다. 외국에서 온 연주자들 역시 “이같이 큰 규모의 국제행사는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카리나의 원태생지인 이탈리아에서도 오카리나축제가 이렇게 성대하게 열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오카리나 동호인 수가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있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방과 후 학교에서도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넓은 저변 확대가 이뤄진 덕에 한국은 오카리나의 종주국을 능가하는 오카리나 제2종주국의 지위를 가지게 됐고, 국제축제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이 1회성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세계 오카리나 연주자, 동호인들의 유일무이한 최대축제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째는 축제의 내용, 즉 프로그램이다.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은 오카리나만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연주수준, 연령과 상관없이 모든 연주자들이 연주할 기회를 가지고 또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총 5회, 80여명(세션포함)의 최상급 전문연주자들이 펼친 빅 콘서트와 홍성군청 뒷마당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이틀 내내 펼쳐진 프린지공연, 그리고 야외축제장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진 공연들까지 누구나 오카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면 참여할 수 있는 공연이 있었다.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솜씨를 뽐낼 수 있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고, 이 때문에 축제장 곳곳에서 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합중주단이자 오카리나 본토출신인 GOB의 멤버들은 빅콘서트 뿐만 아니라 축제장 곳곳에서 연주를 해주고 다른 사람들의 연주를 들으러 다녔다. 일본에서 온 전문연주자 사토 가즈미, 야미시로 나나코, 오카자키 유토 등도 마찬가지였다. 최상급 연주자들의 이런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즐거워했다. 축제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반면 국내 최상급 연주자들 상당수가 야외에서 일반인들과 자연스레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 연주자들이 축제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번 축제의 백미였던 빅콘서트는 630석 규모의 홍주문화회관에서 5회 열렸는데, 매회 좌석점유율이 90%를 유지할 만큼 인기가 좋았다. 특히 GOB와 오사와 사토시, 노블오카리나앙상블 등 전세계 빅3 연주자로 구성된 세 번째 빅콘서트는 다른 공연에 비해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전석 매진이란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전석 매진이란 결과 못지않게 연주내용 역시 탁월했다. GOB는 관객의 호응을 끌어내고 참여토록 하는 뛰어난 연주 실력으로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의 백미를 장식했다. 다섯 번째 공연에서는 혼야 미카코가 그런 역할을 했다. 소지로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는, 그러나 이제는 인기가 예전같지 못하다고 평가받던 혼야 미카코는 맨발의 투혼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한국의 ‘막걸리’를 주제로 한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동호인들의 활발한 참여다. 홍성국제오카리나페스티벌은 국내외 많은 동호인들이 참여했다. 그냥 보고 즐기러 온 관람객들도 많았지만 동호인들의 참여는 매우 적극적이었다. 동호인들이 많았기에 주최와 관객이란 이분법적 진행이 아니라 모두가 주최자인 축제가 될 수 있었다. 이는 그동안 열성적으로 오카리나를 보급했던 강사들의 노력이 낳은 결과였다. 동호인들의 참여가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오카리나연주 거리 퍼레이드였다. 모든 동호인들이 자신의 오카리나를 불며 홍성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모습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장관을 연출할 수 있었던 데는 동호인들의 힘이 컸다.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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