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휴게소 찾은 관광객들…“냄새 심할 땐 욕설도”
상태바
홍성휴게소 찾은 관광객들…“냄새 심할 땐 욕설도”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2.07.26 1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폐기물 처리업체 악취 인근 휴게소 까지 번져
고속도로공단 민원 여전…지역 이미지 훼손 우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서해안 바다를 찾는 관광객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홍성휴게소를 찾은 방문객들에게서 때 아닌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휴게소 인근에 위치한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발산하는 악취 공해로 인근 주민은 물론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여행길에 오른 외지 관광객들도 고통과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홍성휴게소에서 3년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박소라 씨는 “휴게소에 들린 손님들이 인근에서 풍겨오는 악취를 맡곤, 무슨 냄새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구구절절 이야기하기 구차해 인근 축사에서 나는 냄새라고 둘러대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다른 홍성휴게소 관계자는 “안개가 끼거나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악취가 특히 심한데 어떤 때는 머리가 아플 정도다. 휴게소 직원들이야 늘상 있는 일이니 넘어간다지만 휴게소를 찾는 수많은 외지 관광객들은 이런 악취를 맡으면 심한 경우엔 욕설을 내 뱉는다”며,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순히 관광객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공간이 아닌 한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인데, 악취가 난다는 점은 홍성의 대외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휴게소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악취로 인해 홍성휴게소를 찾는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고, 현재까지 악취에 대한 민원이 고속도로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냄새 줄었다지만…체감차이 별 반 없어
휴게소 악취원인은 인근 폐기물처리 업체인 태한산업으로 밝혀졌다. 태한산업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과 홍성군의 지속적인 계도에 따라 지난달 30일자로 원물집하장의 슬러지를 전량 처리했으며, 미생물살포처리를 강화해 악취의 강도가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홍성군청 환경수도과 관계자 역시 “이행각서 체결 이후 1달에 1번씩 주민들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며 지속적으로 악취 발생을 감시해왔고, 최근에는 공장 측의 노력으로 냄새가 많이 줄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태한산업과 불과 500여 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10여년 이상 거주했다는 주민의 이야기는 달랐다. 금국리 이순옥(49세) 씨는 “냄새가 많이 줄었다고들 하는데 도대체 어떤 근거로 하는 말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악취는 사시사철 가리지 않고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폐기물을 실은 차가 지나갈 때 특히 심하다”고 토로했다. 또, 이 씨는 “공장 인근의 냇가에서도 악취가 나는 것 같은데, 공장 때문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청 환경수도가 관계자는 “태한산업에서 배출되는 악취는 폐기물배출 사업장의 허용기준치를 밑도는 수치”라며, “기준치를 밑돈다 하더라도 체감상 느끼는 악취가 심할 수 있지만, 이전에 비해 현격하게 개선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서해안고속도로 홍성휴게소에서는 ‘홍성한우국밥’을 선보이고 있으며, ‘광천토굴새우젓백반’과 함께 홍성한우직판장 개설도 염두해 두고 있다. 홍성군 역시 휴게소 내에 홍성한우를 홍보하기 위한 조형물을 공모·설치하는 등 휴게소를 통한 지역이미지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휴게소와 지자체의 지역홍보에의 노력은 인근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빛바랠 위기에 놓였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휴게소 탁현길 소장은 “휴게소 인근 악취로 휴게소를 찾는 관광객들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홍성의 지역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며, 홍성군과 해당업체에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