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도 머리가 아플까!
상태바
조물주도 머리가 아플까!
  •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 승인 2023.03.16 0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즈음 국내외는 물론 우주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를 보면서 ‘과연 조물주도 머리가 아플까?’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해봤다. 물론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지 힘들고 머리 아픈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에 결코 생소한 일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보통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도 있고 수학적인 공식이나 과학적인 실험으로도 증명할 수 없는 일도 있기 때문일까? 가령 우리가 듣는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은 인간적인 시기심에 의한 행동이라 생각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영어로 번역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당연히 가까운 사촌이 돈이 많아 땅을 사고 부자가 되면 좋을 텐데….

유머스런 말로 첫사랑을 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나 잘 살면 배가 아프고 반대로 잘 못 살면 가슴이 아프고 첫사랑과 결혼해서 같이 살면 머리가 아프다는 말처럼 이래도 저래도 머리가 아픔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흔히 이런 경우처럼 사람들을 양편으로 나눠 한 편에는 가로로 12, 13, 14를 써서 보여주고 다른 편에는 세로로 A, B, C를 보여준 뒤 종이를 접어서 중간에 있는 글씨를 읽으라고 하면 가로로 본 편은 13이고 세로로 본 편은 B라고 읽는데 B자를 조금 벌려서 쓰면 13으로 결국 같은 글자로 보인다.

그렇지만 서로 자기가 본 것만이 사실이라고 주장하기에 어쩌면 같은 사실에 대해 그렇게도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는데 다른 것은 다를 뿐이고 틀린 것은 아닌데 대개는 내 의견과 맞지 않으면 틀린 것으로 결정짓기에 싸우게 되지만 이때는 서로 양편을 보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이해가 된다.

유명한 솔로몬의 지혜에서 한 아기를 두 엄마가 자기 아이라고 주장할 때 칼로 나눠 똑같이 분배하자고 했다. 그때 가짜 엄마는 어차피 내 아이가 아니니까 죽어도 상관없다는 극히 잔인한 생각이 발동된 것이고 진짜 엄마는 설령 내가 차지하지 못해도 목숨만을 살려야 한다고 울부짖을 때 이 엄마가 진짜 엄마라고 솔로몬 왕이 올바른 판단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연에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할 때 우선 법이 있지만 법으로도 해결이 안 될 때 서로가 조물주에게 판결을 요망하는데 과연 조물주도 이런 경우에 어느 편을 선택할지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

한 가정의 가장도 해결할 일이 있고 각종 단체나 또는 국가와 세상 도처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 해결에 그 책임자는 얼마나 머리가 아프고 어떤 기준이나 어떤 방법으로 해결을 해야될까? 고심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와 유사한 공평이란 말은 ‘한 편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르다’는 뜻이며 똑같다는 의미도 된다. 그러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차등이 있는 것은 차등 있게 대하는 것이 공평이다’라고 정의했다. 예를 들면 한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용돈을 줄 때 초, 중, 고, 대학생에게 똑같이 1만 원을 주는 것이 아니고 나이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게 줘야 한다.

또한 갓난 아이나 어린이나 젊은이나 노인이나 더구나 환자의 경우에 똑같은 양의 식사를 주지 않는 것과 같이 차등은 당연한 것이다. 요즈음 중용이란 책을 조금 보았는데 “중용”이란 이것과 저것의 중간이란 뜻이 아니고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적절하고 적당한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살다보면 일상생활에서 적절하고 적당한 상태를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 않고 대부분 한 쪽으로 치우쳐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상과 이념의 차이로 분열되어 싸우게 되며 서로가 옳다고 주장할 때 과연 누가 어떤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단 말인가! 이처럼 난처한 사실을 조물주에게 조언과 해결을 요구할 때 과연 조물주도 머리가 아플까! 그러나 모든 일의 결말은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공정하고 정당하게 판정이 되니 우리네 삶에 머리 아픈 일이 적어 행복하고 살맛 나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