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도전에 시원한 응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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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도전에 시원한 응전을
  • 편집국
  • 승인 2008.01.0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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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고유가라는 암초를 만났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장중 가격이 2일에 이어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섬으로써 설마 하던 유가 100달러 시대가 현실화했다.
국내 원유 수입물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아직 90달러 선을 밑돌고 있으나 연내 100달러 선에 이를 전망이어서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대책이 시급하다.
유가 급등은 물가 불안, 수출 악화, 소비 위축을 부르고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난해 급등한 유가는 물가와 무역수지에 이미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2월 무역수지는 지난 2003년 3월 이후 57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고유가 추세는 올 경상수지를 10년 만에 적자로 반전시킬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물가도 불안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6% 올라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수준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상태가 계속된다면 소비자물가는 0.45%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 자칫 4%대 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가 급등은 새 정부 경제운용에 큰 걸림돌이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747’(연평균 7% 성장, 10년 후 1인 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진입) 공약에도 불구, 취임 첫해인 올 성장률 목표를 최대 6%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대부분의 경제연구소들은 4%대 중반~5%로 전망하고 있다.
이 당선인이 지난 2일 경제연구소장들과의 대담에서 재정지출을 늘리는 무리한 방법을 쓰지 않겠다고 한 진단은 옳다고 본다. 이 당선인과 인수위가 새 정부의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6% 성장의 함정에 빠진다면 집권 5년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좌파정부 10년 동안 얼어붙은 경제심리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이 먼저다. 고유가로 인한 경제 부담을 줄이고 투자 활성화와 고용 촉진 등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기 바란다.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현 정부도 고유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민간 부문의 급격한 소비위축을 막고 최근 오름세로 돌아선 부동산 가격 안정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민간 부문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과 유인책도 강구되어야 한다. 임기 말이라고 새 정부가 알아서 잘 해보라는 식의 딴죽걸기나 해선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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