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돕기 앞장선‘생활보호대상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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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돕기 앞장선‘생활보호대상 할머니’
  • 이범석 기자
  • 승인 2008.01.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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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과 정부지원금 모아 500만원 기증

▲ 옥탑방 전세금을 유산으로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데 이어 생활비를 모아 2년 연속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김춘희 할머니.

홍성군의 한 보육원에서 10년 동안 아이들을 돌봐온 김춘희(83세) 할머니가 지난 2005년 옥탑방 전세금 1,500만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한데 이어 지난 3일에 정부로부터 보조받는 생활보호대상 지원금을 아껴모은 돈 500만원을 사회공동모금에 기부해 온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 할머니는 이에앞선 지난 2006년에도 300만원을 쾌히 사회에 기부한 바 있으며 이번 역시 생활보호 대상자인 김 할머니에게 지원되는 정부보조금을 아껴 모은 돈과 사후 자신의 장기와 시신까지 기증한다는 약속을 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아마 이번이 마지막 기부가 될 것 같다”며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그래도 죽기 전까지는 계속하고 싶다”고 말해 듣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이에 돈을 전달받은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3일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인물 62명을 선정하는 ‘62일(12월1일~1월31일)의 나눔 릴레이’ 프로그램의 제34호 행복 나누미로 김 할머니를 선정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인 김 할머니는 “보육원과 교회 주일학교에서 돌봐줬던 아이들이 지금은 어른이 돼 가끔씩 찾아와 용돈을 건네준다”며 “이런 후원금과 월 38만원씩 받는 정부 지원금을 모아 이번에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아픈 무릎 탓에 3년 전 옥탑방에서 다가구주택 반(半)지하 방으로 이사간 할머니는 전기요금을 아끼려 거의 전등도 켜지 않고, 인근 복지관에서 보내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돈을 모았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천식이 심해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엔 거의 나가지 못할 정도여서 예전처럼 봉사활동을 못하는 게 안타깝다”며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으니 세상 떠날 때까지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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