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과거)와 아들(현재)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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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과거)와 아들(현재)의 대화
  • 주호창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3.09.0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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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떠날까? 싶던 폭염도 가을이 오는 소리에 살며시 우리 곁을 미련 없이 떠나려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게는 시간적인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한계를 무시할 수가 없다. 어느 글에 ‘아버지와 아들과의 대화’라는 내용이 우리의 현실을 직시함에 공감이 돼 소개하고자 한다.

“아버지, 옛날에는 어떻게 사셨어요? 과학기술도 없고, 인터넷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드론도 없고, 휴대폰도 없고, 카톡도 없고, 페이스북도 없었는데?”

이에 아버지께서 대답하셨다. “오늘날 너희 세대는 인간미도 없고, 품위도 없고, 연민도 없고, 수치심도 없고, 존경심도 없고, 사랑도 없고, 겸손도 없이 살고있는 것 같은 데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아마 오늘 너희들은 우리 세대를 불쌍하다고 하겠지만 우리는 참 축복받은 시절을 살았다고 자부한다. 그 증거로 우리는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지 않았고 방과 후에는 우리 스스로 숙제를 했고 오늘날처럼 많은 장난감이 없어도 자연을 벗 삼아 땅바닥에 뒹굴며 해질 때까지 들판에서 뛰놀고, 페이스북이나 카톡 친구가 아니라 진짜 친구랑 깊은 우정을 나누며 놀았다. 그리고 목이 마르면 생수가 아닌 샘물을 마셨고 친구들이 사용한 잔을 함께 사용해도 그리 아픈 적이 없었다. 오늘처럼 빵이나 과자를 많이 먹어서 비만하지도 않았고 브랜드 신발이 없어도 맨발로 뛰어놀았다.”

그런데 현대는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간 수명이 연장되어 백세시대를 살지만 전에 누렸던 이웃 간에 오고 가는 인간미는 적어진 것 같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노자의 “나라에 법이 많으면 도둑이 많다”는 말처럼 약이 많이 만들어지면 병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 상례인데 지금은 전에 이름도 듣지 못한 약이나 병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반면에 요즈음 젊은이들은 풍성한 의·식·주로 잘 입고 잘 먹고 좋은 집에서 살기에 체격은 엄청 좋아졌지만 체력은 전에 비해 약해졌고 어떤 어려움이 몰려오면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 부족하고 깊이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처럼 좋은 환경에서 살면서 심성이 착하지 않아 서로 양보하는 배려심이 부족해 요즈음은 경찰이 많이 증원되었어도 사람들이 난폭해져서 마음 놓고 외출하기도 겁이 난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흔히 말하는 대로 스피드 시대라고 모든 생활여건이 초고속으로 변화하니 노인들은 거기에 적응하기 어려워 젊은 세대와 격세지감과 세대갈등이 심해지고 있으니 안타깝기도 하다.

이제 아버지 세대인 노인들은 세상을 떠나게 되는데 젊은이들은 결혼이나 출산을 기피하게 되니 앞으로 인구가 갈수록 급격히 감소될 것이다.

결국 20~30년이나 반세기인 50년이 지나면 우리 국가의 인구가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고, 지금 이렇게 잘 지어놓은 건물과 시설들이 아까울 따름이며 이에 대비해서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는 것은 지양하고 있는 시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아버지 세대와 현재 아들의 세대와는 불가피하게 여러 면에서 다르고 차이가 날 수밖에 없으니 다름은 그대로 인정하고 틀렸다고 단정하지 말자. 오늘날에는 세대 간이나 같은 또래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이념의 차이로 합치가 안 되고 자기주장이 옳다고 양극화로 분쟁만 일고 있으니 걱정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말처럼 과거를 바탕삼아 현재가 있듯이 아버지 세대가 있기에 아들의 세대가 존재함으로 과거를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한 아이를 놓고 두 엄마가 자기 아들이라고 싸울 때 솔로몬 왕이 공평하게 두 갈래로 나눠 주라고 해서 친엄마와 가짜 엄마가 판명되듯이 그런 지혜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러니 어떻게 그 해답을 찾고 어디에 이를 해결할 그런 사람 없나요?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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