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지명탄생 600년 기념사업… 1000년 홍주 "아무것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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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지명탄생 600년 기념사업… 1000년 홍주 "아무것도 없네"
  • 홍주사람 이상선 (전 홍성군수)
  • 승인 2012.12.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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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라는 곳으로 이사 간다. 이삿짐이 움직이고 주변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됐다. 이러한 시점에서 엊그제 대전일보에 '내년 지명탄생 600년…생태도시 건설 최선'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나소열 서천군수가 송년기자간담회에서 지명 탄생 600년을 맞아 2013년을 역사적인 전환점이 되는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나소열 군수는 내년 지명 탄생 600년의 뜻 깊은 해를 맞아 고품격 역사·문화의 육성과 생태 관광 중심도시의 기반을 구축하고 대안 사업 파급 효과 극대화와 지속가능한 생태조기건설 등 군민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군정의지를 펼치겠다고 내외에 선포했다.

자랑스런 '서천'이라는 지명이 탄생된 지 600년이 된다고 한다. 600년의 역사를 기반으로 새 역사를 창조하고 무한한 발전을 추구하려는 나소열 군수의 의지가 크게 돋보이기에 존경과 찬사를 보내면서 불철주야 역사의 중심에서 수고하는 목민관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자기 지역의 지명이 탄생된 지 600년이 된 것을 경하하며 기념하는 뜻은 역사를 아는 참된 주인의 자세임이 분명하다. 도지사, 시장, 군수 목민관은 모름지기 역사의 중심에서 국·도·군정을 써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사례를 소개한다.

전라남도 순천시는 700년이 되었고 2013년 4월 20일~10월 20일까지 순천만 국제 정원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700년 역사의 순천시를 대대적으로 국내외에 홍보한다고 한다.
2008년에 경상남도 창원시에서는 600년을 맞아 창원 지명 600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여 시민들에게 역사와 긍지를 심어주는 계기로 삼아 각종 행사를 거행한 바 있는데 행사 내용을 보면 우선 창원부 600년 선포식을 발간하고 KBS열린음악회를 초청공연하고 창원 역사 600년사를 발간하고 김종서 장군을 도와 6진을 개척한 최윤덕 장군 동상을 제막하여 새로운 역사의식을 고양시켰다.

2014년에 경기도 용인시에서는 용인지명 600년을 맞아 '용인 600년 사업'으로 사업명칭을 정하고 문화정책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내년에 충남도청이 새롭게 이주해 개청될 홍주는 지명이 탄생된 지 1000년이 지나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으나 1000년 기념행사는 아무것도 없이 지나칠 것 같다. 군수나 의회, 지역의 인사들, 어찌 그리 홍주목사, 홍주부사의 고장인데 무심할 수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현재 그 자리에 있으면서 지나친다면 후일에 홍주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나 생각해보기 바란다.

홍주목사가 경기도 평택에서 충청도 서해안 서천에 이르기까지 19개 군현을 다스렸던 홍주역사를 잊을 수 없다. 역사와 전통을 무시하고 내포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바뀌는 것은 부당하다고, 홍주로 바꾸라는 뜻을 관계 기관에 제안한 바 있다.
듣도 보도 못한 내포 귀신이 나타나 날뛰고 있어 어지럽게 할 때에 마침 이 지역의 유력 신문이라고 자처하는 대전일보에서 '내포신도시에 내포가 없다'라고 내포라는 명칭에 문제가 있음을 정곡을 찔러 잘 지적해 주었다. 기사를 써낸 안목이 투철하고 다른 설명이 필요 없도록 명확하게 역사성·정체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내포라는 명칭을 홍주로 바꾸라고 수차 진언하고 언론에 의뢰하기도 했는데 그렁저렁 도청이 이사를 하게 됐다.

도청건물은 홍성군에, 도의회는 예산군에 주소를 둔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물론 세상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역사가 됐다. 1000년 홍주의 역사의 땅에 내포귀신이 오더니 해괴망측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홍주신께서 노하실까봐 홍주로 바꾸라는 제언을 충남도지사, 도의회의장, 홍성·예산 군수와 군의회, 그리고 충남도청 출입기자단(중앙·지방·방송사), 도내 시장·군수 모두에게 제안서를 보냈으나 찬반이 있었다. 송아지나 망아지가 된 것인지 8개월이 다 지나도록 우이독경, 마이동풍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시쳇말로 언론플레이가 잘못된 것 같다. 말소리는 주위의 잡음 때문에 잘 안 들리는지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어리석은 자여, 지방자치단체를 총괄하시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도 진의 한 바 있다. 역사의 흐름을 어느 누가 막을 수 있겠나. 힘이 없는 정의가 한 때는 쇠락할 지라도 언젠가는 어사또가 돼 나타날 것이다.

순천자와 역천자의 종말에 대해 중언부언이 필요하겠는가. 스스로 깨달아야지. 백성들이 이사할 때도 정성을 다 해 기도한다. 홍주목사가 부임할 때 홍주동헌보의 천년 다 되는 고목아래서 제를 올렸다 한다. 아마도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뜻이었을 것이다. 홍주 땅에 내몬 귀신이 들어올 때는 홍주신께서 보고만 계시겠는가. 걱정이 태산이다.

충청도의 백월산, 평안도의 구월산, 전라도의 월출산은 조조이신 단군께서 수시로 다녀가신 명산이니 정월 초하룻날 백월산에서 홍주신께 사죄하기를 정중히 권유드린다. 모두 다 만 백성의 행운을 기원하는 것이니 주저하지 말고 시행하기를 거듭 촉구한다. 나소열 서천군수가 서천지명 탄생 600년을 기념해 군정의 포커스를 천명한 것은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공직자들은 물론 언론들과 역사를 아는 뜻 있는 분들이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의미가 있으니 충남도정에 충남도민의 발전과 안녕을 위해 정의로운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고 이 시대의 미련함을 뒤이어올 현명한 아이들이 배우지 않도록 필히 차분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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