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고려해 화상상봉 시스템 이전 건의

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 농촌 주민 등이 고국이나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과 안부를 묻고 대화하는 화상상봉 서비스가 홍성군내 3개 정보화마을에서 이뤄지고 있다. 화상상봉 전용장비가 갖춰진 곳은 문당환경농업마을, 용봉산정보화마을, 속동갯벌체험마을 등 3곳으로 최근 정보화마을에서 마을 간의 소통이나 이주여성 사이에서 친구를 사귀는 목적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전국 365개 마을에 설치됐다. 그러나 정작 취지였던 이주여성 고향 가족들과의 화상상봉은 정보화격차가 심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인터넷 사용이 활발한 우리나라와 달리 이주여성들의 고향인 베트남과 필리핀 등에서는 인터넷환경이 열악하다. 더구나 고향에 있는 이주여성 가족 대부분은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 인터넷 사용료를 내기조차 어렵고 화상상봉을 할 수 있는 곳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화상상봉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인터넷 속도 등 여러 가지 환경상의 어려움으로 쉽지 않다는 게 이주여성들의 설명이다. 정보화마을 관계자들도 이주여성들이 하루빨리 고향의 가족들과 화상상봉을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용봉산 체험마을 프로그램 관리자 엄기화(41) 씨는 "정보화마을에서는 화상상봉 서비스를 통해 전국의 마을들과 업무를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여건 상 다문화가정 위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이주여성들이 언제든지 정보화마을에 오면 화상상봉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홍성군의회 임시회에서 이상근 의원은 다문화가정 화상상봉 서비스가 접근성 등의 이유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면 다문화가정지원센터나 이주민센터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초 화상상봉 서비스는 다문화가정을 위해 따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정보화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함께 추진된 것으로 화상상봉 서비스만을 별도로 떼어 다른 기관에 설치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 5일 오후 용봉산 체험마을에서 화상상봉을 통해 만난 경기도 연천군 38선마을 원유연(52) 씨는 "다문화가정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스템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 보다는 지자체가 관심이 있다면 다문화가정지원센터 등과 업무 협약을 맺어 일정한 날을 정해 이주여성들을 직접 데리고 정보화마을을 방문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정보화마을에서는 컴퓨터 관련 강좌들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이주여성들이 정보화마을에 와서 강의도 듣고 화상상봉도 하면 오히려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한편 홍성군은 정보화마을에 설치된 다문화가정 화상상봉 시스템을 다문화가정 외의 일반 주민들에게도 확대 운영해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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