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정원' 경영난 악화로 경매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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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정원' 경영난 악화로 경매 진행
  • 최선경 기자
  • 승인 2013.03.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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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8경 중 하나, 공익적으로 접근하자는 여론 일어

▲ 그림이 있는 정원 임진호 대표

경매가 진행 중인 광천읍 매현리 '그림이 있는 정원(대표 임진호)'을 지역의 주요 문화적 가치로 인정해 존립 위기에서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홍성군이 지정한 대표적 관광지인 홍성8경 중 제4경으로 지정된 곳이다. 사실상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아들이 입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조성됐다는 사연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지난 2005년 약 9만2562㎡ 대지 위에 설립돼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총 1330여 수종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20만 명이 방문하는 효자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며, 2004년에는 산림청에 국내 9번째 수목원으로 등록됐다. 그러나 '그림이 있는 정원'은 현재 은행대출 등 부채가 70억원 정도로, 해마다 6~7억원이 대출이자로 지출될 만큼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 임진호 대표는 "지난 2011년 수목원 안에 별장식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과정에서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허가권자인 내가 책임을 지게 됐다. 준공을 받기 위해 3~4억원의 빚을 더 내서 현재 90%이상의 공정을 마쳤지만, 추가 공사비와 대출금이 고스란히 또 빚으로 남았고 그 과정에서 수목원의 일부가 경매에 나오게 됐다"고 그간의 경위를 설명했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최근 법원에서 경매절차를 밟고 있지만 수목원 내 조경과 수석 등에 대한 감정평가가 나오지 않아 경매가 잠시 중단된 상태다. 잠정적인 감정평가금액은 240억원이 넘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폭설과 한파로 수목에 대한 감정평가가 어려워 잠시 보류 중이나, 날씨가 풀리면서 감정평가가 이뤄지면 빠르면 5~6월 경 경매가 진행돼 존립 여부 자체가 매우 촉박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임 대표는 "최소 24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목원이 부채 70억원 때문에 넘어가느니 충남도나 산림청, 홍성군 등 기관에서 부채만 해결해 준다면 기부채납 방식 등을 통해서라도 수목원이 존치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아울러 "개인 소유지만 홍성군의 소유나 다름없지 않나. 40여년 간 수집한 수목은 반드시 소장가치가 있을 것이다. 군민 건강과 정서를 위해서라도 지자체에서 매입해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뜻을 덧붙였다.

이에 홍성군의회 이두원 의원은 군민주 모금을 통해 '그림이 있는 정원'을 군립화 할 것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지역발전협의회, 이장협의회, 새마을단체 등 사회단체와 군이 참여하는 가칭 '그림이 있는 정원 군립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적극적인 군민 모금운동을 벌이자. 또 적정한 매입가격 산정과 부족분에 대해서는 현 소유주에게 일정 기간 동안 경영권을 보장해주어 추진위와 투자자를 포함하는 법인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군은 '그림이 있는 정원'이 공공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나 만약 군이 매입해 공적으로 운영하게 된다면 오히려 적자운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예식장이나 식당 등 사적인 영역의 활동이 수반돼야 하는데 공적으로는 이러한 사업을 실행하기 어렵다. 산림청의 녹색사업단을 초청해 전문가들과 토의를 거친 결과 군에서의 매입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림이 있는 정원'이 홍성8경에 포함돼 홍성군 관광벨트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열악한 재정구조를 갖고 있는 홍성군이 막대한 예산을 사유재산에 지원해야 한다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제3자가 낙찰을 받아 수목만 캐가고 흉물로 방치될 것이란 의견보다는 오히려 누군가 매입해 더욱 멋지게 꾸며 먹거리, 볼거리 등과 함께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면 더 멋있는 그림이 나오지 않겠는가"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홍성읍 명동상가상인회 이홍범 회장은 "일부에서는 개인 소유물에 군비를 투입해 지원을 한다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홍성군의 대표적인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을 만큼 수려한 경관이 으뜸인 '그림이 있는 정원'은 투자 대비 간접적인 경제유발 효과와 우리 홍성군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써 그 값어치는 더욱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립화 등 다양한 찬반 의견들이 오가고 있는 가운데 홍성8경의 하나인 관광명소를 지켜내야 한다는 사실에는 한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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