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방기원과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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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기원과 학교폭력
  • 조준형(홍성경찰서 경무과장)
  • 승인 2013.06.1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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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모내기철이 돌아왔다. 농부는 논의 물이 새지 않도록 논둑에 진흙을 바른다.
하지만 들쥐나 뱀이 논둑에 구멍을 뚫어 피같이 아까운 물이 샌다.
농부는 물이 새지 않도록 논둑의 구멍을 막느라 정신이 없다.
수방기원(水防基源)이란 말이 생각난다.농부가 입으로는 수방기원(물은 근본을 막아야 된다고)을 말하면서 손으로는 구멍 난 논둑의 아랫부분만 막는 어리석음을 말함일 게다.
물은 그 근원을 막는 게 순리이며,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함을 세 살 먹은 아이도 알지만 여든 살이 넘어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어느 방송에'○○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갈등이나 폭력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으로, 어렸을 적 폭력의 피해를 당했던 사람이 어른이 되어 이제는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형태의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학교 폭력은 그 정도가 지나쳐 우리 모두를 잠재적 피해자로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의 피해자는 행위의 대물림으로 장래 잠재적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현재 폭력을 당하면서 성장한 학생은 지금의 피해와는 별개로 장래 폭력 가해자로서 끊임없는 폭력의 연속상황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수방기원, 물은 그 근본을 막아야 하듯 장래 폭력의 원인은 지금부터 다스려야 하고 말보다 행동이 필요하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고 한다. 사랑을 어렵게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학생들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못이 있을 때 신고만 하면 된다. 나머지 어려운 일은 우리 경찰에서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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