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성 잃어버린 우리나라 정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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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성 잃어버린 우리나라 정치·언론
  • 최철수(전 천수한의원)
  • 승인 2013.07.1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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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가도 아니고 언론인도 아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북한의 통치자와 처음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에는 어떻게 하였을 것인가 하는 것은 참으로 궁금한 일이었는데, 그 대화를 녹음하여 적은 글을 국정원에서 발표하였기에 인터넷을 통하여 입수해 읽어봤다. 94 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호기심을 가지고 몇 차례에 걸쳐 꼼꼼하게 읽은 내용을 요약해서 문제가 되었던 사항에 대하여 소감을 적어본다. 먼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장관에게 하였다는 호칭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이성적이고 예의바른 사람이라면 초면의 대화에서 상대방을 높여 주고 자신을 낮추는 호칭을 쓴다는 것은 상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국방위원장님'이라는 존칭을 붙이고 자신을 하대하여 '저'라는 호칭을 썼다하여 한나라의 대통령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굴욕적인 행동이었다고 온 나라가 시끄러울 정도로 정치와 언론에서 흥분하여 앞을 다투어 비난하였기에 과연 호칭을 이런 식으로 하였는가를 알아보려고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모든 대화중에서 김정일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노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을 한 것은 5차례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국방위원장님"이라는 호칭을 한 것은 6차례였다. 자신을 "저"라고 칭한 것은 김국방위원장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한 차례도 없었다. 다음으로는 영토를 포기하는 발언이라 하여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NLL문제이다. "NLL을 포기 하겠다"고 분명하게 이러한 문장으로 한 말은 찾아볼 수 없었고 또 이러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의 말을 한 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우리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 또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 이것 사이에 있는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는가"라고 NLL에 대한 문제를 먼저 제기해 옴에 따라 이에 대한 화답으로써 "NLL은 남북간에 서로 문제가 있는 선이므로 언젠가는 해결해야 될 문제이지만 그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우니 뒤로 미루어 그대로 덮어두고 그 선위에 남북 간의 공동어로수역이나 또는 평화지대를 만들어 남북간의 공영과 통일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말로 자신의 주장과 공감을 다짐한 표현이 여러 차례 보였다.

이것은 남북의 무력충돌로 인하여 무고한 젊은이들이 피를 흘리고 목숨을 잃는 희생을 막아보려는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한 충정에서 나온 말 일지언정 이것이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인 것이다. 나와 같은 평범한 일반 시민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대화의 내용을 두고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더구나 정권의 실세라는 사람들이 중고등학교의 국어실력만 있으면 능히 판별할 수 있는 이런 내용에 대하여 어떻게 상반된 이해를 하였다는 것인지 도저히 믿기가 어려운 것이다.

NLL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부산 선거유세 때였다.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사람으로 공격당하고 있을 때였으니 NLL에 대한 사실과 다른 왜곡된 선전은 바로 문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함이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정권 재창출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세상을 떠났음으로 자신의 진실을 말할 수 없게 된 점을 기회로 삼아 제 나라의 전 대통령에 대하여 있지도 않은 거짓된 말을 꾸며서 이렇게 비루하고 악의적인 선전을 서슴지 않는 비겁하고 부도덕한 사람들이 과연 국민과 나라의 이익을 위하여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참으로 걱정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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