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계곡·쏟아지는 물줄기… 여름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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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계곡·쏟아지는 물줄기… 여름이 녹는다
  • 이병헌<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3.08.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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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포항 내연산

 

▲ 내연산 제6폭포인 관음폭포 전경.

 

 

▲ 내연산 12폭포 지도.

녹음속 12폭포 찾아가는 즐거움
물길 따라 펼쳐진 기암괴석 절경
보경사·문학비 등 볼거리도 풍성 


이번 여름은 참 무덥다. 35도가 넘는 것이 일반적으로 되어있어 더위를 피해서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을 찾아 바다로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물과 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한 여름에 부담이 되는 산행보다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폭포여행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찾아낸 곳이 바로 내연산에 있는 폭포이다.

내연산에 오르려면 입장료 2500원을 내고 보경사를 통해서 가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보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로 신라 지명법사가 602년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창건한 사찰로 보물 252인 보경사원진국사비와 보물 430호인 보경사부도가 있다. 일주문을 통과해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천천히 오르다보면 서운암을 향해 가는 길에는 문학비가 하나 세워져 있는데 한흑구 문학비인데 '보리'라는 작품이 새겨져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시비나 문학비를 만나게 되는데 또 다른 기쁨이 된다.

보리/ 너는 항상 그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잠시 그의 수필 중 한 부분을 읽어 본 후에 이정표에서 '연산폭포 2.6km'를 확인한 후에 길을 재촉한다. 폭포로 오르는 길은 완만하다. 물론 중간에 좀 거친 길도 있지만 대부분 나무 그늘 아래에 길이 있어 걷기에 편안하다. 거친 길에는 나무 계단이 있고 돌계단이 있어 걷기에 편안하게 해 놓았다. 왼쪽의 계곡에는 물을 찾아 놀라온 사람들이 자리를 펴고 그늘 아래에 쉬고 있다.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물속에서 물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시원해진다.

보경사에서 1.5km를 가면 쌍생폭포가 있다. 이곳에는 폭포가 두 개가 있는데 쌍둥이라는 의미의 '쌍폭'이라는 의미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었다. 문제는 이 지역이 비가 내리지 않아 폭포에 내려오는 물의 양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올 장마가 중부지방에는 많은 비를 내리게 했지만 남부지방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계곡을 흐르는 물이 많지 않았다. 잠시 위로 올라가면 보현폭포가 있다. 우측에 있는 보현암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폭포라는 단어가 미안할 정도로 물이 많지 않았다. 폭포를 오르는 길에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 보현암에 '감로수'가 있으니 물병을 채워가는 것이 좋다. 다시 올라가면 삼보폭포인데 원래 물길이 세 갈래여서 삼보폭로라고 불렸다고 한다. 등산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유감이었다.

 

 

 

 

 

 

▲ 내연산 보경사 대웅전.

 

 


다시 위쪽으로 올라가면 제4폭포인 잠룡폭포가 있는데 '아직 승천하지 못하고 물속에 있는 용'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여기부터 100m 정도 거리에 잇달아 무풍폭포와 관음폭포, 연산폭포 등 4개의 폭포를 볼 수 있다. 잠룡폭포에서 발길을 재촉해 위로 잠시 올라가면 제5폭포인 무풍폭포가 있다. 글자그대로 바람을 맞지 않는다는 폭포라는 의미로 폭포아래 30여m에 걸쳐 암반 위를 뚫고 형성된 아주 좁은 바위틈으로 물이 흐르다보니 이런 명칭이 붙은 것 같다고 말한다.

무풍폭포를 지나 잠시 위로 올라가면 제6폭포인 관음폭포를 만나게 된다. 불교용어인 관음(觀音)에서 따온 명칭이라고 한다. 주변의 경치가 너무 빼어나 관세음보살이 금방이라도 나타나 중생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줄 것 같다는 안내판을 읽으니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정표에서도 근처의 연산폭포의 위치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관음폭포 위로 출렁다리가 있는데 이 출렁다리를 건너면 연산폭포를 만나게 된다.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소리가 여름을 녹여주고 있다. 제7폭포인 연산폭포는 내연산에서 '내'자를 빼고 이름 붙여진 폭포인데 내연산에서 가장 큰 폭포이다.

이즈음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있다. 12폭포인 시명폭포까지 가야할지 아니면 이곳에서 발길을 돌려야 할지에 관한 것 이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거나 체력에 문제가 있다면 이곳에서 발길을 돌려도 좋다. 하지만 좀 더 폭포를 만나고 싶으면 관음폭포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걸어 올라가면 차례대로 은폭포, 복호1폭포, 복호2폭포, 복호3폭포, 시명폭포까지 만날 수 있다. 12폭포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관음폭포와 연산폭포하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연산 12폭포를 찾아 오르는 기행은 즐거움을 준다. 아름다운 계곡의 물길을 따라서 기암괴석이 있고 흐르는 물줄기를 반대로 올라가서 보면서 가노라면 감동을 준다. 은폭포를 지나 좀 떨어진 곳으로 자리하는 일복호, 이복호, 삼복호폭포는 천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비경이다. 전체 산행을 할 때의 거리는 22㎞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이 7-8시간 정도는 걸리지만 폭포를 여행하면 3-4시간이면 된다.


■ TIP 

 

 

 

 

 

 

 


내연산 12폭포를 모두 보려면 향로봉이나 삼지봉으로 오르는 건 포기하고 오직 '폭포 산행'을 해야 한다.
여름에 폭포기행을 하려면 다른 산행과 마찬가지로 물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이 떨어지면 보현사에서 보충하면 된다.

◇내연산 가는 길 
홍성 - 예산수덕사IC - 당진상주 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유성분기점 - 경부고속도로 회덕분기점 - 익산포항고속도로 도동분기점 - 포항IC - 7번 국도 - 영일만대로 - 보경로 - 보경사(4시간-4시간 30분)

◇주변관광지 
화진해수욕장과 월포해수욕장이 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고 기청산 식물원을 돌아보아도 좋다.

◇보경사 
주소 : 경상북도 포항시 송라면 중산리 622
전화 : 054-262-1117
홈페이지 : www.bogyeong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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