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존여비와 재벌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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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존여비와 재벌정책
  • 범상<칼럼위원>
  • 승인 2013.11.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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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다수 여성들은 조선시대의 남존여비 사회질서가 어떤 배경에서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만 선조들이 당한 차별에 대해 한풀이를 하듯이 무조건 저항(?)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세계유일의 여성부와 여성전용화장실 등이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남존여비는 비단 우리사회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가 양성평등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에도 지고지선을 주장하는 대부분의 종교들은 근본적으로 여성사제를 인정하지 않지만 여기에 대한 별다른 저항이 없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가 싹튼 서구에서도 100여 년 전에는 여성의 참정권조차도 보장되지 않았다. 이처럼 남존여비와 같은 차별에서부터 종교, 사회통념이나 관습법, 그리고 인간의 도리라고 말하는 예의와 도덕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제도와 관습들은 지배와 피지배, 고용자와 노동자 즉, 정치와 경제논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배와 경제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조선의 남존여비는 임진왜란 이후부터 의도적으로 자행되었다. 그것은 백성을 버리고 피난을 갔다 온 임금과 전쟁의 책임이 있는 지배계층의 힘이 약해졌고 붕당들은 생존전략으로 백성들의 고혈을 짜서 명나라를 받드는 것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사회질서는 급속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조선의 근간을 이루는 경국대전의 분재기는 재산상속에 있어서 남녀구분 없이 평등하며 조상봉사 역시 자녀들이 돌아가며 받들었다. 이것은 경제력이 어느 한곳에 집중되지 않았음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사회적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는 사회적기회이며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돈 없으면 공부를 못하고 공부를 못하면 출세가 어려우며 출세를 못하면 경제와 권력을 가질 수 없다. 인재는 명당 터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돈에서 난다. 그래서 농업사회에서는 비옥한 농토와 소금이 생산되는 시골동네에서 인재를 배출했고 지금은 서울강남에 인재들이 넘쳐난다.
조선의 지배계급들은 무너지는 사회질서를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예의라는 인간의 도리를 내세워 다시금 장악한다. 마치 친일파들이 반공을 내세워 우리사회를 장악하고 있듯이…. 그래서 가장 먼저 여성들의 지위를 하락시켰고 그 다음에는 조상봉사의 명분을 들어 장남에게 상속권을 부여함으로서 경제를 집중시켰다. 이로 인해 여성과 장남이외의 모든 형제들은 원천적으로 사회적기회가 박탈되었다.
이것이 좀 더 확대되어 종손 즉, 문중중심의 사회로 이전되면서 국가는 몇몇의 명문거족이 장악하게 되었고 피라미드식의 치밀한 통치구조가 형성되었다. 조선의 지배계급들은 의도적으로 인구의 절반인 여성은 집안에 가두어 놓고 장남이 형제전부를 통제하도록 했으며 장남의 장남들인 종손이 씨족 전체를 장악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 국가의 기득권을 독차지 했던 것이다.
모양만 달리했지 이러한 사회구조는 지금도 여전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친 재벌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하청기업들을 장악하고 있는 몇몇의 재벌기업을 통해 사회전체를 통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정책에 의해서 경제력이 어느 한곳에 집중되는 것은 의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회적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어리석게도 조선의 여성들은 지배계급이 의도하는 대로 장남을 장원급제시키는데 인생의 전부를 바쳤고 현재 다수의 한국여성들은 억압과 차별의 근본을 없애려는 노력과 국가정책의 여부보다는 여성대통령이므로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자식을 사랑하는 이 땅의 어머니들은 내 자식 사랑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 모두의 자식들이 맘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살기 좋은 나라 만들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에게 여성의 차별은 여성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배논리에 기인한 것이니 당신이 나서서 세상의 모든 차별을 없애달라고 당당히 요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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