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범죄피해자 원상회복 지원 우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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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범죄피해자 원상회복 지원 우리 몫이다
  • 현필재<홍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국장>
  • 승인 2013.11.1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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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는 스무살입니다. 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저는 오늘처럼 새로운 희망에 들뜨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습니다. 오랜시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악몽의 시작은 엄마의 재혼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의 품을 모르고 자란 제게 새아버지가 생겼다는 사실은 설레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엄마가 잠든 틈을 타 새아버지는 저에게 몹쓸 짓을 했고 그 이후에도 새아버지의 몹쓸 짓은 끝나질 않았습니다.
이일을 누구에게 의논할 수 있었을까요. 세상이 원망스러웠고 모든 것이 제 잘못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아버지는 구속되었지만 이미 제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살 의지도 없었고 누구도 제가 겪은 마음의 상처를 섬세하게 들여다 보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때 사건 담당검사님께서 '범죄피해자지원센터'란 곳을 알려주셨고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이 센터 분들의 진심어린 상담과 격려를 통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 저는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훌륭한 사회인이 되서 나보다 더 힘든 분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이 사연은 새아버지에 의해 성폭행피해를 당한 어느 20대 여성의 눈물어린 이야기이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지난 2006년 3월 제정 공포된 '범죄피해자보호법'에 의해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피해에 대해 상담, 법률․의료․경제적 문제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홍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범죄피해자보호·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강력범죄에 관련된 피해자의 상담·의료비지원, 생일잔치, 생계비지원, 취업알선, 교육비지원, 사랑의집수리, 연탄배달, 김치담가드리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년 5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범죄피해자들에게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이런 사업은 홍성지청장을 비롯한 검찰 경찰 간부들과 4개시군의 시장군수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기에 가능하다.
사람은 하늘에게서 받은 수명을 다하는 날까지 누구로부터도 침해받지 않고 자유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권리를 부여받고 있다. 누구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 없으며 원한이 있다고 보복해서도 안된다. 열심히 땀흘려 가꿔온 가정과 꿈과 희망이 범죄로 인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범죄피해는 예기치 못한 사이에 닥친다. 범죄피해자의 고통은 그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의 고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범죄피해는 오늘날 우리 사회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감당해야할 집단적인 피해이다. 따라서 범죄피해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 사회공동체가 대응하고 조치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범죄피해자의 문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이며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다. 무고한 범죄에 희생된 범죄피해자와 그 가족의 인권이 보호·증진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시금 일어설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인식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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