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과 나눔의 DNA' 깨우는 따뜻한 겨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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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과 나눔의 DNA' 깨우는 따뜻한 겨울을
  • 김석환<홍성군수>
  • 승인 2013.12.0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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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근 '응답하라 1994'라는 케이블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왠만한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혹자는 이 드라마가 신선한 소재와 구성으로 젊은층을 사로잡고 90년대를 배경으로 해 30~40대를 향수에 젖게 만든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일리 있는 해석이지만 이 드라마 외에도 '복고'라는 키워드가 거대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드라마의 인기비결을 단순히 '소재'나 '구성력', '특정 세대의 향수 자극' 등으로만 설명하기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어쩌면 지금의 '복고 열풍'은 "그 땐 그랬지"하는 회고와 향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지금에 비해 덜 풍족하고 덜 편했지만 그만큼 더 서로를 더 보듬고 살았던 그 시절의 '情'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모인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로부터 우리는 큰일이나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웃끼리 정을 나누며 어려운 시절을 헤쳐 왔던 민족이다. 애경사에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은 물론이요 제사음식을 이웃들과 나누기도 하고 모내기철이나 농번기에는 품앗이로 일손까지 나누는 등 선조들의 삶 속에는 언제나 정과 나눔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 말하자면 우리는 이미 '정과 나눔'이라는 훌륭한 DNA를 갖고 있는 셈이다.
비록 시간이 흘러 바쁜 일상 속에 이웃들과의 나눔이 예전 같지는 않다 하더라도 저마다 갖고 있는 '정과 나눔의 DNA'는 자연스레 그 시절의 '情'을 불러와 '복고'라는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리의 미풍양속인 '정과 나눔'을 단지 드라마 속에서 만나는 것에만 그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나눔이란 것이 우리의 본성이라면 나누면 나눌수록 커진다는 기쁨을 외면하는 것이야 말로 나를 속이는 일이 될 것이니 말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우리 지역 곳곳에서 훈훈한 미담이 많이 들려온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이 겨우내 드실 김치를 담가 나눠드리는 행사가 읍․면별로 줄을 이었고 추운 겨울 따뜻하게 보내시라고 사랑의 연탄 나누기를 하는 봉사의 손길도 많았다. 군에서도 지난달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를 '이웃돕기 성금모금을 위한 집중 모금기간'으로 정하고 군민들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고 오는 12일 군청 대강당에서는 '희망 2014 나눔캠페인 순회모금'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 군은 지난해에도 이웃사랑 성금 모금운동을 전개하면서 당초 목표를 120% 상회하는 5억 1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복지시설 지원, 동절기 난방비 지원, 긴급생계비 지원, 의료비 지원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군민들께서 모아주신 정성은 인구 대비로 생각할 때 도내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그 의의가 더욱 컸다.
한 평생 가난하고 병들고 어려운 이들의 어머니로 살았던 테레사 수녀님은 "위대한 행동이라는 것은 없다. 위대한 사랑으로 행한 작은 행동들이 있을 뿐"이라 말했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작은 행동'도 하나 둘 쌓이고 모이면 '위대한 사랑'이 될 수 있다는 그 말처럼 '나눔'은 결코 어렵거나 큰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선조가 늘 행해왔던 바대로 정을 담아 행동으로 옮기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아무쪼록 이번 겨울은 우리들 마음속에 숨죽이고 있을 지도 모르는 '情과 나눔의 DNA'를 깨우는 '작은 행동'으로 '위대한 사랑'을 만드는 행렬에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하는 따뜻한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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