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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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매
  • 주노철 <내포야생화>
  • 승인 2013.12.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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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14)

옛날 우리 어머니가 일구던 밭이 있었는데 그 밭뚝에 옅은 분홍색의 꽃을 다닥다닥 피우던 나무가 있었다. 키는 어른 키 정도였고 가시가 군데군데 있어서 잘못 다루다간 다치기 십상이었다. 그래도 동전만한 꽃송이들이 워낙 많이 달려서 꽃나무를 모르던 그때에는 그래도 눈요기감으론 그만이었던 것 같다.

나중에 그 나무가 일명 애기꽃나무라고도 불렷던 명자나무라는 걸 알았다. 명자나무 변이종의 일종중엔 장수매란 품종이 있다. 다른 품종과는 달리 꽃이 거의 사계절 내내 핀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분재애호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편이다. 잎도 작고 전체적으로 수형도 크지 않고 아담한 편이라 키우기에 매료되지 않나 싶다.

잘 키우면 노란열매도 달려 그 열매로 술을 담가도 된다. 장수매는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꽃이 청초하고 아담해서 여성들에 인기가 좋고 그 이름처럼 오래 산다는 의미가 있기에 장수를 축하하는 선물로 더러 쓰이기도하는 꽃나무이다. 한겨울 바깥에는 북풍한설이 몰아칠 때 진분홍빛 꽃송이 서너송이가 농장온실에 피어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굴곡 진한 인생길을 뒤돌아보게 된다. 내일은 꼭 사진기에 담아 두리라 마음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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