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푸른 말(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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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시] 푸른 말(馬)처럼
  • 홍주일보
  • 승인 2014.01.02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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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甲午 新年을 맞으며

-구재기-
어둠은
밝음으로부터 오고
밝음은 어둠으로 나온다
밝음과 어둠, 어둠과 밝음 사이
밖의 마음이 없고
안의 마음 따로 없는 것
한 마리 푸른 말(馬)처럼
뛰어가는 위풍당당을 보아라
곧고 활달하게 내달리는
말발굽소리를 들어 보아라

바른 분별로 세상을 열어
높고 낮음보다 수평으로
넓고 좁음보다 평등으로
크고 작음보다 등값으로
모든 생각과 헤아림을
서로 비추어 가며, 언제나
앞을 바로 볼 수 있게 하라

스스로 속박을 풀어주듯
배고픔에 음식을 주는 것만이
목마름에 물을 주는 것만이
맑은 거울에 비추는 게 아니다
모든 견해나 조건이나
상황을 놓아 버리고 나면
마음은 하늘같이 맑아지고
어떤 얽힘도 절로 풀려나는 것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면, 오직 하나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사실뿐
변하지 않는 것을 부정하되
변하는 것을 기꺼워하며
고요하고 평화로이
어둠 속의 밝음이게 하자

어둠이되 밝음을 바라보고
밝음이되 어둠을 헤아리며
닫힌 문을 박차고 내달리는
푸른 말의 잔등에 오르기로 하자
얼굴을 돌려 살피거나
옆 눈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푸른 말처럼 시선을 밑으로 하고
힘껏 앞으로만 달려 나가기로 하자


약력
▷197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편안한 흔들림’과 시선집 ‘구름은 무게를 버리며 간다’
등 다수
▷ 충남도문화상, 시예술상본상, 충남시협본상, 정훈문학대상
등 수상.
▷ 충남문인협회장 및 홍성예총회장 역임, 현 충남시인협회
부회장, 한국시인협회 기획위원
▷ 교직에서 물러나 현재 [daum 카페 산애재(蒜艾齋 http://
cafe.daum.net/koo6699 )]를 운영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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