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밑천… 젊은 귀농인들 모여 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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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밑천… 젊은 귀농인들 모여 일냈다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4.02.06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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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농/강소기업 ③ 젊은협업농장

▲ 젊은협업농장 조합원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쌈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지난해 협동조합 결성 … 30여명 조합원 활동
쌈 채소 길러 홍성 유기농․홍동농협 등에 납품
공동 생산․분배 원칙… 1년 단위 인턴십 운영

농촌의 고령화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가 전반적으로 만연한 성장만능주의 기류 속에 젊은이들은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은 항상 일손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FTA 등 농산물에 대한 문호개방이 가시화되면서 경쟁력도 잃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농촌의 상황에도 희망은 싹 트고 있다. 대안 농업을 꿈꾸는 소수의 젊은이들이 농촌에 터를 잡고 그 안에서 출구를 찾고 있어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청년 귀농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12년 꾸려진 장곡 ‘젊은협업농장’은 이러한 대안 농업의 대표적인 예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협업농장은 현재 정완 풀무이사장을 대표로 조대성(37)·정민철(47)·유성환(27) 씨 등을 비롯한 3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시작은 다소 소박했다.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전공부 교사이던 정민철 씨, 귀농인인 조대성 씨, 유성환 씨 등 세 남자가 뭉쳐 지난 2011년부터 ‘채다미농장(홍성유기농영농조합)’의 6동 하우스 중 1동을 빌려 쌈채소를 기르기 시작했다. 세 남자가 뭉쳤다고 해서 당시 농장 이름은 ‘세 남자의 농장’이었다.
이들은 농촌에 정착하고픈 대다수의 젊은이들이 초기 자금 부족과 쉽게 구하기 어려운 농지로 같은 어려움을 겪는 다는 점에 공감했다.
특히 풀무고등학교 전공부 창업생들이 졸업 이후 정착하며 농사를 짓고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농장을 만들면 앞으로 후배들이 한결 수월하게 농촌에 정착할 수 있을 것이란 점 때문에 협업 방식의 농장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농사를 짓다보니 200평 하우스 1동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3인방은 때마침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 장곡면 도산리 임영철 이장 덕에 하우스 3동을 새로 빌려 새롭게 쌈채소 농사를 시작했다. 이것이 지난 2012년 일이다.
같은 해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주위에 뜻을 같이 하는 젊은 농부들과 지지자들을 모아 ‘젊은협업농장’이라는 이름으로 마침내 그들이 꿈꾸던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출범 당시 발기인은 15명으로 총 출자금 4000여만원은 하우스 시설보강에 투자됐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시설하우스지원사업에 응모·선정돼 하우스 4동을 새로 지어 현재는 1200평 규모의 하우스 7동에 갖가지 쌈채소를 기르고 있다. 그사이 조합원도 하나 둘 늘어 현재는 32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조합원들 이외에도 젊은협업농장을 거쳐 가는 이들은 많다. 농사를 배우려는 젊은이들, 귀농생활을 체험하고픈 사람들, 지역연구자들, 농활참가자들에게 농장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젊은협업농장이 이처럼 다양한 이들을 받아들이면서 농사일을 공유하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단순히 수익창출을 위해서 라기 보다 농사일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삼고자 하는 협동조합 설립의 목표 때문이다.
젊은협업농장은 같은 이유로 ‘인턴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년의 기간 동안 농장에서 함께 일하고 어느 정도 농촌 정착과 농사에 필요한 방법을 배운 사람들에 한해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조대성 씨는 “1년 4계절을 함께 지내면서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농사의 기본도 배울 수 있다”며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농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자본이 없이도 농촌에 수월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젋은협업농장에서 길러지는 쌈채소들은 홍성유기농영농조합을 통해 대부분 위탁 판매돼 전국의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으며 올해부턴 홍동농협로컬푸드 판매장에서도 직접 판매되고 있다.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원칙으로 하는 젊은협업농장은 협동조합을 구성한 지난해에는 쌈채소를 길러 큰 수익을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한 이들이 부족한 정보와 서툰 농사일로 실패를 겪는 것이 대부분인 사례에 비춰 젊은협업농장의 첫걸음은 희망적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조합원들은 젊은협업농장의 강점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설명한다. △다수결을 통해 합리적인 농장의 시스템 구축 △협동으로 생산에 집중 △자본의 협업이 그것이다.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지난해 전체 100만원의 적자를 극복하고 올해에는 한 달에 500만원 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 조합원들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젊은협업농장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귀농은 농촌에서 살면 살수록 농사를 지어 먹고 살기가 어렵다는 점을 느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젊은협업농장은 초기 자본없이도 젊은이들이 힘을 모아 초기 정착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귀중한 롤모델로 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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