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주요국 중앙은행 앞다퉈 긴급 자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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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에 주요국 중앙은행 앞다퉈 긴급 자금지원
  • 전용식 기자
  • 승인 2007.08.10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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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럽 증시 2% 이상 급락..美 FRB 정책 실책론도 제기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잠잠해지는듯 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발 신용경색 우려가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의 3개 펀드 환매 중단으로 더욱 고조되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9일 동반 급락하는 등 자금시장 경색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캐나다은행 등 중앙은행 3곳이 신용경색 확산 차단을 위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섰으며, 일본중앙은행 역시 이에 동참하고 나서는 등 신용경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는 양상이다.
 
이날 잠정집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에 비해 387.18포인트(2.83%) 하락한 13,270.68에 거래를 마치며 13,3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다우 지수의 하락폭은 지난 2월27일 중국발 악재로 416포인트 폭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6.49포인트(2.16%) 내린 2,556.49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44.40포인트(2.96%) 내린 1,453.09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BNP 파리바 충격으로 2% 이상 급락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지수는 전날보다 124.51포인트(2.17%)나 내린 5,624.78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증시의 DAX지수도 152.35포인트(2%) 하락한 7,453.59에 마감했고 영국 런던증시에서 FTSE 100지수는 122.70포인트(1.92%) 떨어진 6,271.20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과 유럽 증시의 급락은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손실에 대한 우려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와 가치산정을 일시 중단키로 하면서 신용경색 여파가 세계로 확산됐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이들 펀드는 BNP파리바 ABS 유리보와 파베스트 다이내믹 ABS, BNP파리바 ABS 에오니아로 자산규모가 총 27억6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NP파리바는 "미국 신용 경색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 펀드들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며 이 펀드들에 대한 순자산가치 평가를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NIBC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로 1억8천9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유럽중앙은행과 미 FRB, 캐나다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신용경색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유럽중앙은행은 이날 BNP파리바의 펀드 동결로 콜금리가 뛰자 기준 금리 4%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기로 하고 950억유로(1천308억달러)를 시장에 긴급 지원했다. 단일 시장 개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미 FRB도 이날 BNP파리바 충격으로 은행간 초단기 대출금리인 연방기금의 시장금리가 목표수준인 5.25%를 넘어 5.5%까지 오르자 신용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시장에 초단기 자금 120억달러를 추가로 공급, 총 240억달러를 풀며 공개시장 조작에 나섰다. 이는 4개월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 지원이다.
 
일본중앙은행 역시 증시의 급락 현상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금융시장에 1조엔(85억달러)의 자금을 풀었다. 이는 직접적으로 초단기 콜금리가 중앙은행 제시 목표치를 뛰어넘어 오른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14일만기 환매조건부 채권(RP) 120억달러 매입에 이어 1일만기 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을 통해 추가로 120억달러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FRB는 미 국채 41억달러, 공사채 29억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 50억달러어치를 각각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은행도 14억5천만 캐나다 달러의 자금을 유동성 지원을 위해 공급했다.
 
중앙은행들이 이같이 긴급 자금지원에 나선 것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신용경색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데일리FX.com의 수석전략가인 캐시 리언은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이제 국제적으로 확산됐다면서 이로 인한 타격이 소규모 은행이나 모기지 대출기관 뿐 아니라 세계의 최우량 은행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인한 신용경색 사태가 중앙은행이 긴급 자금지원에 나설 상황으로까지 이어지자 FRB의 정책 실책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이틀 전인 7일 FRB의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25% 동결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을 보이고 가계와 기업의 신용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경기하강 위험이 다소 증가했다는 정도의 언급만 했을 뿐 이 정도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조금도 암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밀러 타박 앤드 코의 수석 채권시장 전략가인 토니 크레센지는 이날 벌어진 상황은 FRB가 지난 7일 큰 정책적 실책을 저질렀거나 아니면 FRB나 유럽중앙은행이 수면 하에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금융시장 투자자들보다 더 어두운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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