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꽃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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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꽃대
  • 주노철 <내포야생화>
  • 승인 2014.03.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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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이야기(23)

 


야트막한 뒷동산이라도 좋다. 산길 양지바른 곳이나 나무 그늘아래 꼿꼿한 자태로 하얗게 피어나는 꽃. 이름도 외로워 보이는 홀아비꽃대.
꽃잎없이 꽃술만 핀다 해서 한 개의 꽃 이삭이 촛대같이 홀로 서있어서 그리 불리운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외로운 사람’이라니 그럴싸하다.
그런 사연이 있거나말거나 필자는 홀아비꽃대를 만날 때면 그 맑은 향기에 세상 근심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듯한 쾌감을 느끼곤 한다. 여지껏 수많은 야생화 향기를 맡아 봤지만 이 향기만큼 천연덕스럽고 소박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옥녀꽃대’란 꽃으로 홀아비꽃대의 연인꽃이랄까. 사실 둘을 갖다놓고 구분하라면 고수 아니고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만 구분하게 되면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 첫째가 옥녀꽃대는 홀아비에 비해 수술이 길다는 것이고 홀아비꽃대는 말 그대로 외로움을 타서인지 약간 한쪽으로 기운다는 것이다. 여름이면 잎이 없어지기 때문에 새싹이 올라오는 이듬해 봄에 번식을 시키는데, 심어 놓은 자리에 표시를 해두어야 헤매지 않을 것이다.
한방에선 은전초라 불리며 약재로 사용하는데 잎줄기 모두 쓰인다. 풍증을 없애주고 어혈을 풀어주며 종기를 가시게 하며 해독작용도 한다. 타박상으로 멍든 것과 악성종기 등의 외과적인 질환의 치료제로도 쓰인다고 하니 우리 야생화들은 그야말로 자연에서 주는 명약중의 명약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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