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죽음의 덫 ‘환경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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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죽음의 덫 ‘환경 호르몬’
  • 김종은<홍성읍사무소 환경담당>
  • 승인 2014.04.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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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여러 가지 위험을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혹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혹은 ‘경제 상황이 나쁜데 괜찮아질까?’하는 식의 생각 말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맞닥뜨린 가장 위험하고도 중요한 문제는 경제문제도 아니고 사회, 문화적 문제도 아니다. 바로 환경문제다.

최근에는 환경문제 중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오존층 파괴, 지구온난화와 함께 세계 3대 환경문제로 등장하였고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가장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되었다.

내분비계 장애물질이란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는 물질로, 환경으로 배출된 물질이 체내에 유입되어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한다 하여 환경호르몬이라 불린다. 내분비계 장애물질은 생태계 및 인간의 생식기능 저하, 기형, 성장장애, 암 등을 유발하여 모든 생물 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제기되고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인간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영국의 의학 잡지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1940년 ㎖당 1억3000만개였던 남성의 정자수가 1990년에는 6600만개로 42% 줄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자 공장의 유기용제를 취급하는 노동자들이 집단 불임을 겪은 바 있으며 1억개가 넘어야 할 성인 남성들의 정자수가 6000만개 이하로 줄었고 정자의 운동성도 감퇴하고 있다고 발표된 바 있다.

환경호르몬은 여성들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끼치고 있다. 50년 전 미국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20명당 1명꼴이었으나 오늘날에는 8명에 1명꼴로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급만성 독성물질이나 발암성 물질과 다른 유해성 화학물질인 환경호르몬 물질은 세계야생동물보호기구에서 67종, 미국환경청은 73종, 일본 후생성은 142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각국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규제하는 나라는 많지만 환경호르몬 전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 중인 나라는 불과 몇몇 뿐이다. 또한 검사방법이나 허용기준치 설정 등도 아직 연구단계에 있는 상태이다. 70년대 초 처음으로 ‘호르몬 작용성 화학물질’이 유엔에 보고됐지만 본격적인 대응은 지난 95년부터 시작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각종 환경 관련기사나 사고, 오염 기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환경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을 다시한번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실례로 불과 몇 년전 라면용기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환경호르몬이 남자의 생식능력을 저하시킨다는 말이 크게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플라스틱이나 일회용기 제품 사용이 급감하고 라면 제조사에서는 앞다퉈 종이용기 라면을 개발하여 광고하던 기억도 난다. 하지만 그때 잠깐 긴장하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아무 거리낌 없이 다시 컵라면을 먹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치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도 끊지 못하는 담배처럼 말이다.

비록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환경호르몬과 같이 그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엄마의 태내에서부터 이미 아이들은 환경호르몬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환경호르몬을 없앨 수는 없어도 줄일 수는 있는 것이다.

즉 ‘하나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환경문제에서 만큼은 열 번 아는 것보다 한 번 실천하는 것이 훨씬 이롭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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