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사나운 아내를 다스린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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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사나운 아내를 다스린 남편
  • 심기섭<홍성읍 대교리>
  • 승인 2014.05.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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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시골에 성품이 완악하고 사나운 노처녀가 있었다. 너무나도 사납기에 감히 누구도 접근할 수도 없고 남자조차도 그 여자를 피할 정도였다. 그래서 노처녀는 시집을 가지 못하고 혼자 부모와 살 수 밖에 없었다. 노처녀의 부모님은 우리 딸만 데려가면 논을 한 섬지기를 준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감히 나설 자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아랫집 노총각이 벌떡 일어나서 자기 부모에게 말을 털어 놓았다.

노총각이 “아버님, 어머님 제가 그 집에 장가 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부모님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다른 남자도 접근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네가 장가든단 말이냐”라고 걱정했다. 결국 노총각은 부모님을 졸라 허락을 받고 혼인을 했다. 첫날 밤 신부가 고이 잠든 시간에 이불을 살짝 걷어 치고 그릇에 물을 담아서 속옷에다 살짝 물을 부었다. 새벽에 되자 남편은 시치미를 떼고 “여보 아침을 지어야지”하며 이리저리 분주하게 다니는 것이었다. 신부는 잠이 깨어 일어나려고 하는 찰나에 이게 웬일인가? 자기 속옷이 젖어 있지 않은가. 아내가 바들바들 떨며 어쩔 줄 모르던 차에 남편이 방에 들어와서 하는 말이 “이게 웬 냄새냐?”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을 붙잡고 울먹이며 용서를 빌고 비밀로 해달라고 하며 울먹였다.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 “그래 비밀을 지켜주지”하며 단단히 약속하고 남편과 아내는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런데 본성이 어디로 갈까. 아내가 성질이나 남편한테 마구 퍼부으려고 할 때면 남편은 아내보고 ‘첫날 저녁’이라고 하면 아내는 벌벌 떨며 잘못했다고 빌었다. 세월이 가고 환갑이 되어 잔치를 마치고 이제는 아내에게 그 비밀을 털어 놓으니 아내가 벌떡 일어나 남편의 수염을 다 뜯어 놓고 자기 인생을 땅을 치며 후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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