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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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12>
  • 한지윤
  • 승인 2014.08.2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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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반에 있냐?”
“맞아.”
“그래?”
“너희들은 누구야? 무언데 남의 교실에 들어와 연약한 아이한테 공갈치는 거지?”
신중은 더욱 겁에 질렸다. 호동이 자신하고 똑같은 신입생이고 보니 나중에 어떤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호동의 태도는 한 마디로 산처럼 믿음직스럽고 태풍에도 끄떡이 없을 것 같았다.
“얌마, 너 우리 상급생 형님들을 어떻게 보는 거야?”
뱁새눈의 호통에 호동은 비로소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아하, 그렇군. 상급생 형님들이 오셨군?”
“그렇다, 짜샤!”
호동의 더욱 놀라운 점이 속속 드러났다.
“짜샤라니, 왜 욕이지?”
“아니!……”
“상급생이면 상급생답게 의젓하셔야지 안 그래? 고렇게 촐싹거려서야 어디 체면이고 존경이고 받을 수 있으시겠냐 이거야.”
“아니, 저, 저 짜식이!”
뱁새눈은 덩치 큰 친구에게 발칵 화를 냈다.
“야! 너 그렇게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 어떻게 체면 좀 세워야 할 거 아냐!”
이 광경에 대해 자질구레한 내용은 입맛만 다시기로 하겠다. 다만 핵심적인 이야기들만 추리고 걸러내서 말하는 게 훨씬 발전적이고 시간낭비를 절감하는 일일 테니까. 결론적으로 신중과 같은 신입생인 김호동과 상급생인 체육부의 덩치, 다시 말해서 두 덩어리가 서로 맞붙게 되었다.
일 대 일로다. 내용은 모든 중학생 뿐 아니라 고등학생의 경우에도 선후배 사이가 어떤 관계여야 하느냐에 대해 과연 귀감을 줄 수 있는 그런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상급생은 아우들을 사랑으로 이끌어 주어야 마땅하다. 아우들은 형님들을 존경하고 거기에 합당한 대우를 해야 마땅하다.
물론 거기에도 전제되어야 하는 조건들이 있다. 상급생이라는 조건을 최대한으로 악용해서 물리적인 방법으로 제압시키려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 호동과 상급생의 일 대 일 대결에서 드러난 귀감의 내용이다. 고쳐서 말해보겠다.
무엇보다도 아직 어린 나이에 내릴 수 있는 판단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지만, 김호동과 상급생 덩치가 팔씨름으로 대결을 펼치게 되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아래위의 관계를 정립시킨다는 조건으로였다. 김호동이 승리를 거둘 경우 그 후로는 절대로 상급생이 공연한 수작이나 시비를 걸지 않도록 하며, 반대의 결과가 나올 경우 깍듯이 뫼신다는 의미의 맹세로 저녁에 짜장면을 대접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초조하고 불안한 것은 신중이었다. 아직 김호동의 실력을 모르게 때문이기도 했지만, 상급생이라는 사실 하나에 이미 주눅이 들대로 들어있는 그였던 것이다.
“너 정말 자신 있니?”
신중은 호동을 한 쪽으로 데리고 가서 초조하고 겁먹은 얼굴로 물었다.
“걱정할 거 없어.”
“저 덩치 좀 봐.”
“난 어때서?”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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